대전 국정자원 전산실 화재, 발생 10시간 만에 초진

리튬배터리 폭발 ‘열폭주’ 진화 난항…119 신고도 차질 정부24·행안부 등 홈페이지 접속 불가, 행안부 ‘경계’ 발령

2025-09-27     양우혁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경 사진.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가 발생 10시간 만에 큰 불길이 초기 진화됐다.

27일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다음날 오전 6시 30분쯤 초진됐다.

불길은 배터리 교체 과정에서 전원을 차단하던 중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내부에 있던 40대 남성 1명이 얼굴과 팔 부위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이와 함께 58V 리튬배터리 12개가 들어가는 보관용 캐비닛 16개 중 절반가량인 8개가 불에 일부 탔다.

소방당국은 소방인력 101명과 장비 31대를 투입해 9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이어갔지만,  연기로 내부 진입이 어려운데다 리튬배터리 특유의 화재 성질 때문에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이는 리튬배터리는 폭발 시 온도가 순식간에 1000도 이상으로 치솟으며 ‘열폭주’ 현상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물을 이용해 냉각시켜야 하지만, 국정자원은 정부의 주요 전산 정보가 집중된 시설이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화재를 잡아야 했다고 소방 측은 설명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핵심 정보통신망을 운영·보관하는 곳으로, 행정안전부가 관리한다.

이번 화재로 26일 밤부터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등 70여 개 정부 서비스가 중단됐다. 정부24를 포함해 행안부, 기재부, 환경부 등 각 부처 홈페이지 접속도 차단됐다. 또 전화 외의 문자·영상·웹 기반 119 신고 서비스도 장애를 빚었다.

반면 소비쿠폰 관련 서비스는 대구센터에서 운영돼 조회·신청·발급·이용이 정상적으로 가능했다.

행안부는 정부 서비스 차질이 발생하자 곧바로 ‘위기상황대응본부’를 가동하고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상세한 경위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