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파트너십①] 韓 1호 제휴 카카오, AI 도입으로 플랫폼 전환 ‘사활’

카톡에 GPT-5 탑재…실책 만회에 총력 협력 vs 독자…네이버와 AI 양강 구도

2025-10-01     최주원 기자

오픈AI가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지사인 '오픈AI 코리아'를 지난 9월에 공식 출범시키며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은 오픈AI가 개발한 챗GTP의 유료 구독자 세계 2위, 월간 활성 이용자 1000만명 돌파로 미국에 이어 빠르게 성장하는 AI 강국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오픈AI는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 전략에서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 이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10월 1일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다. 국내 기업과의 활발한 교류, 협력 강화에 보다 힘이 실린다. <편집자주>

카카오 정신아 대표와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카카오가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인공지능(AI) 플랫폼 주도권 확보에 본격 나섰다. 이 협력으로 카카오톡 내 AI 상주 모델 도입과 서비스 생태계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아우르는 대형 실험을 단행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와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AI 서비스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공동 목표로 제시했다. 협력 분야는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 및 공동 상품 개발 등이다.

정 대표는 “국민의 일상 속에서 축적된 역량을 기반으로 이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를 선보이는 것이 카카오의 시대적 역할”이라며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AI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샘 올트먼 CEO는 “카카오는 기술이 일상과 연결되는 방식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AI를 카카오 서비스에 통합해 소통 방식을 혁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으로 카카오톡에는 오픈AI의 최신 언어모델 ‘GPT-5’가 탑재됐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인식·생성할 수 있으며 대화 맥락 이해도도 향상됐다. 이용자들은 채팅창 상단의 ‘챗GPT’ 버튼을 눌러 AI와 실시간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생성된 콘텐츠는 카카오 주요 서비스와 연동된다. 별도 앱 없이 메신저 내에서 바로 AI를 호출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달 24일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25’에서 카카오 유용하 AI에이전트플랫폼 성과리더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다만 카카오톡의 최근 개편은 사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지난달 23일 개최된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25’에서 친구 탭 개편과 채팅방 폴더, 메시지 수정 기능 등이 공개됐으나 메신저 기능을 장점으로 여겼던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확산됐다. 결국 카카오는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친구 탭을 원래대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카카오는 AI 기능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달부터 카카오톡 이용자는 챗GPT 버튼을 통해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으며 선물하기·카카오맵·예약하기·멜론 등의 기능을 채팅창 내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 플랫폼 관계자는 “챗GPT를 외부 서비스와 연결해 글로벌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고 AI 생태계 확장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은 국내 AI 시장 구도를 네이버·카카오 양강 체제로 재편하는 분기점이 됐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포털, 광고, 쇼핑, 업무 도구를 통합하는 독자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반면 카카오는 외부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개방형 ‘플랫폼 중심형 AI’ 전략을 택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술 고도화를 안정적으로 진행하면서도 개발 및 운영 비용은 크지 않다”며 “모델 개발과 반도체 기술을 자체적으로 내재화해 비용 효율화에서도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기술 내재화에 무게를 두는 반면, 카카오는 글로벌 기술 연동을 통한 빠른 서비스 확장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같은 두 전략은 한국 AI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비전에서 독자형 모델, 협력형 모델을 두고 향방을 가를 결정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 관계자는 “카카오와의 협력으로 챗GPT를 한국 시장에 현지화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카카오 생태계와의 결합은 AI 일상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