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파트너십②] 통신사 유일 B2C 협력 SK텔레콤…“AI 생태계 확장 목표”

챗GPT 2개월 무료 혜택…제휴로 파격 프로모션 B2B 공략 유플러스·MS 협력 KT…주도권 경쟁↑

2025-10-04     최주원 기자

오픈AI가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지사인 ‘오픈AI 코리아’를 지난 9월에 공식 출범시키며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은 오픈AI가 개발한 챗GTP의 유료 구독자 세계 2위, 월간 활성 이용자 1000만명 돌파로 미국에 이어 빠르게 성장하는 AI 강국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오픈AI는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 전략에서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 이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10월 1일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만났다. 국내 기업과의 활발한 교류, 협력 강화에 보다 힘이 실린다. <편집자주>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오픈AI 샘 올트먼 CEO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오픈AI가 한국 진출 후 첫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파트너로 SK텔레콤을 선택하면서 통신 3사의 인공지능(AI)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됐다. 수익성 정체에 빠진 통신업계가 AI를 돌파구로 삼으면서 ‘기술 동맹’이 승부처로 떠올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기업 오픈AI는 국내 통신사 중에서 유일하게 SK텔레콤을 단독 B2C 파트너로 낙점했다. 지난달 16일 체결된 이번 계약은 오픈AI가 같은 달 10일 한국 오피스 출범을 발표한 뒤 성사된 첫 공식 파트너십이다.

오픈AI는 한국의 AI 인프라와 정부 정책, 높은 기술 수용도를 종합 평가해 ‘AI 풀스택(Full-stack) 국가’로서의 잠재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번 제휴를 발판 삼아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선다. 신규 가입자와 3개월 이상 미사용 고객에게 1개월 유료 결제 시 2개월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챗GPT 플러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쿠폰은 ‘T우주’ 플랫폼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챗GPT 플러스는 음성 모드, 영상 생성, 심층 리서치 등 프리미엄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복잡한 주제를 다단계로 분석하는 심층 리서치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 모델이 오픈AI ‘GPT-5’가 추가된 에이닷의 ‘검색’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양사 협력의 배경에는 단순 기술 제휴를 넘어선 관계가 자리한다. SK텔레콤과 오픈AI는 2023년 공동 해커톤을 개최했고, 올해 2월부터는 MIT 주도 ‘GenAI 임팩트 컨소시엄’ 창립 멤버로 산업별 생성형 AI 연구를 함께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자강과 협력’을 AI 전략의 두 축으로 세웠다.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K-AI 얼라이언스를 주도하고 전략적 투자로 생태계를 키워왔다. 앤트로픽과 개발한 ‘통신 특화 LLM’은 투자 후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급등했고 퍼플렉시티도 AI 검색 시장에서 6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픈AI와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과 자강을 동시에 강화해 고객 중심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뿐만 아니라 타 통신사 역시 수익성 정체 국면에서 AI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통신 3사가 저마다 다른 전략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누가 먼저 수익을 창출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 ‘SOTA K’를 출시했고, LG유플러스는 오픈AI를 파트너로 삼아 B2B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오픈AI와 MOU를 맺고 AI 컨택센터(AICC)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B2B(기업 간 거래) 중심 협력으로, 고객 상담 자동화 시스템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하반기 솔루션 출시가 목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ICC는 단순 자동화가 아닌 고객경험 혁신의 핵심”이라며 “B2B AI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픈AI 관계자는 “AI가 한국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며 “국내 통신사와 협력해 더 많은 이들이 챗GPT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