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최고 행진...美 셧다운에 안전자산 선호 확대
【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 사태까지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자 금값은 또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3897.5달러로 전장 대비 0.6% 상승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약 50%에 달하며 39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금 시장 역시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KRX 금시장에서 1kg 금 현물 종가 기준 가격은 g당 16만9227원으로 국제 시세(g당 16만3726원)를 웃돌았다. 9월 기준 일평균 거래량은 821kg으로 올해 전체 평균(366kg)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며 투자 수요가 집중됐다.
연이은 금값 강세의 배경에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있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돌입으로 비필수 정부 업무가 중단되면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됐다. 또 3일 발표 예정이던 미국 고용지표가 연기되면서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 수요를 더욱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금값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금값 상승의 핵심 동력은 연준의 통화완화 기조”라며 “올해 안에 한두 차례 금리 인하가 더 남아 있는 만큼 내년까지 완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아직 고점은 아니라는 인식이 우세하다”면서도 “최근 상승 속도가 가팔라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금 투자 수요가 늘면서 한국거래소의 ‘KRX 금시장’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아지자 거래소는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실물 금지금을 기초로 거래되는 시장 특성상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국제가격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명절 연휴 기간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투자 시 유의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