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성의 혁신수업] 갈등, 멈춤이 아닌 성장의 신호

2025-10-13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기나긴 연휴가 끝나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왔다. 기업의 경영자는 “연휴가 너무 길다”고 말하고, 종업원은 “연휴가 너무 짧다”고 느낀다. 같은 시간을 보내도 바라보는 시선은 이렇게 다르다.

사실 인생의 대부분은 이런 ‘다름’에서 비롯된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에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가 쌓여 충돌로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갈등’이라 부른다.

갈등의 뿌리는 ‘다양성’에 있다. 사람은 성장 배경도, 가치관도, 언어와 감정의 표현 방식도 제각각 모두 다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다르다’를 ‘틀리다’로 착각한다. 상대가 나와 다른 의견을 내면, 무의식적으로 그를 공격하거나 배척하려는 본능이 작동한다. 조직에서 생겨나는 많은 불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갈등이 없는 조직은 없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두 사람 이상이 모이는 곳이라면 갈등은 필연적으로 생긴다. 누군가는 농담처럼 말한다.

“갈등이 없는 곳은 무덤뿐이다(The only place without conflict is the cemetery).” 즉, 갈등은 죽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조직의 자연스러운 증거다. 문제는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영자는 효율과 성과를 우선하지만, 직원은 일과 삶의 균형과 휴식을 중시한다. 세대 간의 관점 차이, 부서 간의 이해관계, 역할에 따른 기대의 불일치가 겹치면서 갈등은 점점 커진다. 그렇다고 이 갈등이 사라져야 조직이 평화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갈등이 전혀 없는 조직은 ‘의견이 없는 조직’, 다시 말해 성장이 멈춘 조직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갈등을 성숙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법륜스님은 갈등을 줄이기 위해 없애야 할 네 가지 마음을 제시한다.

첫째, 비교하는 마음. 비교는 불행의 씨앗이다.

“저 사람보다 내가 덜 인정받는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괴롭히고, 관계를 불편하게 만든다.

둘째, 과거에 대한 집착. 오래된 상처나 불만을 반복해서 떠올리면, 현재의 관계는 결코 회복될 수 없다.

셋째, 남의 시선에 매이는 마음. 타인의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 쓰면 진심이 왜곡되고, 결국 진정한 소통이 어려워진다.

넷째, 욕심과 집착.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타인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이 네 가지를 내려놓는 순간, 마음속 갈등의 불씨는 자연스레 사그라든다. 진정한 변화는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을 다스릴 때 시작된다.

갈등은 위기가 아니라 성장의 신호다. 건강한 조직은 갈등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갈등을 토론과 혁신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나고 그 과정을 통해 조직은 한 단계 더 성숙해진다. 그래서 요즘은 ‘갈등 관리’보다 ‘갈등 활용’이라는 말을 더 자주 쓴다.

관리자는 갈등의 불씨를 피하려 하기보다, 공정한 절차와 열린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서로의 차이를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갈등은 인간관계의 부산물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갈등을 성숙하게 다루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갈등이 피어날 때, 조직은 자란다. 연휴가 끝난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누군가는 여전히 불만을, 또 누군가는 새로운 의욕을 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마찰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갈등이 있다는 것은, 조직이 살아 숨 쉰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조직은 더 강해지고, 더 유연해진다. 그러니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 안에는 언제나 변화와 성장의 씨앗이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