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정치 컨설팅’ 논란에…이찬진 원장 “정치할 생각 없다” 단언

금융감독원 조직 사유화·정치화 논란 재점화

2025-10-27     김효인 기자
27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 중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금융감독원 내부 핵심 분석조직이 전임 원장의 개인 이미지 관리를 위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정치적 성격의 보고가 들어올 경우 금융상황분석팀을 즉시 해체하겠다고 단언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금융상황분석팀이 이복현 전임 원장을 위해 사실상 ‘정치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팀은 금융권과 정계·재계 동향을 파악해 금감원장에게 보고하는 조직으로, 본래 금융회사의 애로사항 수집과 산업 발전 저해 요인 발굴을 주 업무로 한다. 그러나 내부 보고서에는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박 의원이 공개한 내부 보고서에는 ‘패션도 정치다. 티셔츠에 담긴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착용한 티셔츠 문구를 정치 메시지 전달 사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금감원도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원장 외부행사 시 티셔츠 문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문장을 근거로 분석팀 활동을 사실상 정치 컨설팅으로 판단했다.

금감원 조직도에 따르면 금융상황분석팀은 팀장을 제외한 구성원이 모두 동일 직무를 수행하고 있어, 책임과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지적된 바 있으며, 금융정보분석팀의 존재 목적과 운영 실태 전면 점검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찬진 원장은 이날 “이런 보고가 왜 작성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사례는 일주일 단위 보고에서 전혀 보고된 바 없으며, 존재할 경우 팀을 해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임 원장 시절 문제점을 확인한 뒤 자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재발 시에는 인적 제재까지 포함해 의원들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