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관저 이전 의혹’ 수사로 尹 사저 등 7곳 압수수색

직권남용 혐의로 영장 발부, 구체적 위법 포착했나 김 여사 측 “보석 심문 앞두고 부당한 압박” 반발

2025-11-06     홍기원 기자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을 이번이 4번째로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서는 처음이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은 6일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저가 있는 아크로비스타와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사무실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번 압수수색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발부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에게만 적용된다. 따라서 이번 압수수색은 김건희 특검팀이 관계 공무원의 구체적인 위법 행위 단서를 포착해 물증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제외돼 있으며 김 여사는 참고인 신분으로 적시돼 있다. 부실 감사 의혹을 받고 있는 감사원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졌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이란 21그램이 윤석열정부 시절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를 수의계약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21그램 대표의 아내는 김 여사와 국민대 디자인전문대학원 동문이며 지난 2022년 7월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을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매장에서 교환할 때 동행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 2022년 10월 참여연대가 정부 관계자들이 특정업체에 특혜를 줬다며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21그램이 계약도 하기 전에 공사에 착수했으며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지만 관저 공사 업체로 선정된 경위 등은 밝히지 않아 부실 감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김 여사 측 법률대리인단은 압수수색이 너무 잦으며 보석 심문을 앞두고 부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은 지난 4월 30일, 7월 11일, 7월 25일에 이어 4번째다.

김 여사 측은 “동일 장소에 대한 반복적 압수수색이 수사의 비례성과 적정성을 준수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보석 신문을 앞둔 시점에 또다시 별건의 ‘증거인멸 우려’를 명분으로 삼는 것이라면 부당한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압수수색이 재판 진행 과정에 불필요한 압박이나 여론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비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김 전 여사 측이 청구한 보석 신문 기일을 오는 12일에 열기로 했다. 김 여사는 지난 3일 어지럼증과 불안 증세 등으로 치료가 필요하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