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에이전트로 정체성 전면 개편…2026년까지 GPU 1조원 투자
‘에이전트 N’ 공개…전 영역서 AI 전환 예고 엔비디아 GPU 6만장 도입…버티컬 AI로 혁신 최수연 “韓 AI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네이버가 자사 핵심 서비스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이끄는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대규모 GPU 투자를 통해 한국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네이버는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네이버의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 이종민 광고 사업 부문장, 이재후 네이버앱 서비스 부문장,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 대표는 검색, 쇼핑, 로컬, 금융 등 주요 서비스에 AI를 적용한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고도화된 AI 에이전트를 본격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1분기 쇼핑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2분기에는 AI 에이전트 기반의 통합검색 서비스 ‘AI 탭’ 출시를 발표했다.
‘에이전트 N’으로 서비스 전면 혁신
특히 사용자가 검색어 입력 없이 네이버 자체 AI 에이전트와 대화를 나누면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원하는 콘텐츠나 상품, 서비스를 연결하고 실행까지 돕는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데이터와 기술 인프라를 통합한 ‘Agent N(에이전트 N)’을 구축했다.
김 COO는 에이전트 N을 실제 서비스에 구현한 사례를 소개하며 리뷰, 재고, 예약 등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체계를 강조했다. 김 COO는 “다양한 유형의 메타데이터 확보는 네이버만의 강점”이라며 “이는 사용자의 신뢰와 직접 연결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창작자와 사업자를 위한 AI 생태계 확대도 예고했다. 이 광고 사업 부문장은 ‘에이전트 N for Business’를 통해 쇼핑, 광고, 플레이스 등 사업자 솔루션과 데이터를 통합 제공하겠다고 공표했다. 이 네이버앱 서비스 부문장은 “AI와 XR 기술로 사용자에게 몰입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창작자는 창작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조원 GPU 투자…‘AI 3대 강국’ 도약 선언
네이버는 2026년까지 1조원 이상의 GPU 투자를 예고하며 제2사옥 1784와 세종 데이터센터 간 연결을 통해 AI 테스트베드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김 대표는 산업 특화 ‘버티컬 AI’ 전략을 설명하며 “한국은 네이버처럼 자국 산업을 가장 잘 아는 기업이 있어 소버린 AI 2.0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조선, 에너지, 바이오 등 주요 산업과 협력해 제조 전 과정을 AI로 고도화하고 사우디, 태국, 일본 등 글로벌 확산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농업과 헬스케어 등 AI 접근성이 낮은 분야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사회 전반의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신뢰성 있는 데이터 확보는 AI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각됐다. 네이버는 실구매자·실예약자 리뷰, POS 시스템 연동 예약 현황, 재고 데이터 등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김 COO는 “이러한 신뢰 자산이야말로 에이전트 시대의 필수 조건”이라며 “네이버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에이전트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창작자 보상도 강화해 내년 약 2000억원을 투자하고, AI 서비스를 통해 창작자의 기여에 보상하는 글로벌 선도 사례를 만들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최 대표는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조선 산업 위에 네이버의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해 국내 산업의 AI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부터 엔비디아 협력까지
이어진 기자간담회 순서에서 김 COO는 외부 서비스 연계에 대해 네이버는 생태계를 갖춘 플랫폼인 만큼 외부 서비스와의 연동이 쉽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에이전트는 특정 기능이 아니라 네이버의 정체성이라며 사용자 중심의 실행형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PU 및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엔비디아 블랙웰 GPU 6만장 도입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네이버 AI 전반에 활용될 것”이라며 “퓨리오사, AMD, 인텔 등 다양한 칩을 테스트하고 대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 등 에너지 문제는 정부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기업은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AI 거품론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기술이 아닌 가치 중심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는 경량화와 실용성에 집중해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AI가 실제 산업에 적용돼야 의미가 있으며 이를 위해 우리는 오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에 대해서는 GPU 인프라를 확보하고 이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엔비디아와의 협력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은 로봇 하드웨어보다 OS, API 등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네이버가 만드는 로봇은 기술 검증용이며 다양한 로봇에 플랫폼이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