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호실적에도…롯데칠성음료, 창립 첫 ‘희망퇴직’ 단행

수익성 부진에 ‘비용 절감’ 경영 효율화 전략 선상 올해 누적 영업이익 전년 比 2% 증가 수익성 개선

2025-11-09     강현민 기자
롯데칠성음료 새로 제품 이미지. [사진=롯데칠성음료]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창립 75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3분기 실적이 개선되며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성장했지만, 회사는 효율 중심의 경영 기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단기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비용 구조 재정비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9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회사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792억원, 영업이익은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16.6% 증가했다. 회사는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원가 부담 완화와 유통 효율화, 해외 시장 성장, 제로슈거 음료 판매 확대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되며 양호한 성적표를 냈지만, 롯데칠성음료는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상은 만 45세 이상, 근속 10년 이상 임직원으로, 자발적 신청 방식으로 진행된다. 근속 10~15년 미만 직원에게는 기준급여 20개월분, 15년 이상 근속자에게는 24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재취업 지원금 1000만원과 자녀 1인당 최대 1000만원의 학자금 지원도 포함됐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의 수익성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매출은 4조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 증가하며 ‘4조 클럽’에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1849억원(–12.2%), 당기순이익은 600억원(–64%)에 그쳤다. 외형은 커졌지만 손실이 커지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이에 지난해부터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비용 절감과 거래비용 축소, 채널별 수익성 관리 강화 등을 중심으로 한 경영 효율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통망·판촉·물류 등 영업 전반의 구조를 정비해 채널 수익성을 높이는 ‘유통망 효율 개선(Coverage 확대)’과 ‘거래비용 축소(RGM)’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판매처를 늘리는 전략이 아니라, ‘적게 팔아도 남는 구조’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 중장기 전략이다.

이러한 내실화 전략이 올해 효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3조768억원, 영업이익은 1792억원, 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 늘며 수익성이 완만하게 개선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효율화 기조가 점차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수익성 회복 노력과는 별개로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이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제조 원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외 경기 둔화로 소비 회복 속도 또한 예상보다 더디다. 결국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수익성 확보 기조에서 나온 하나의 전략적 선택으로 비춰진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사업 효율화와 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안정적 내실경영과 미래 지향적 체질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