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 ‘조국 2기’ 체제 전망…‘지지율·지선 전략’은 과제로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조국혁신당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23일 개최 예정인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단독으로 입후보하면서 1기에 이어 ‘조국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과감한 혁신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에도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른 데다 내년 6·3 지방선거가 입박하면서 관련 전략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11일 ‘2025 전당대회 출발식’을 개최하면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공식 선거 일정을 시작했다.
단독으로 당대표에 입후보한 조 전 비대위원장은 출발식에서 “지난 총선에서 독자적 힘으로 국회의 교두보를 마련했듯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조국혁신당의 힘으로 지방정치 교두보를 세우겠다”며 “양당 독점 지역에 창조적 파괴를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조 전 비대위원장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과감한 혁신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그는 “지금까지의 조국을 과거의 조국으로 남기고 ‘다른 조국’, ‘새로운 조국’으로 국민과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설을 일축하고 국민의힘의 ‘대항마’ 역할도 맡겠다고 나섰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설익고 무례한 흡수합당론에 흔들리지 않도록 강철처럼 단단한 정당을 만들겠다”며 “혁신당을 개혁, 민생, 선거에 강한, 이기는 강소정당으로 만들겠다. 총선에서 국민이 주셨던 마음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두고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내란·극우 세력 국민의힘을 심판해야 한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제로를 만들고 기초단체장들을 반토막 내 내란세력의 뿌리를 뽑겠다”며 “혁신당은 ‘정치적 메기’가 돼 양당 나눠 먹기 정치시장에 혁신과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선언했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오는 23일 예정된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지난 6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그는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으로 형기의 절반만 마치고 출소했다. 출소를 앞두고 당내 성비위 논란으로 지도부가 총사퇴함에 따라 비대위원장으로 전격 복귀한 뒤 활동을 이어갔다.
조 전 비대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그 앞에 놓인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내 성비위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전 비대위원장이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도 사실상 묵인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해당 사태가 충분히 해결되거나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곧바로 당대표 선거에 나선 것을 두고서는 조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가 당의 신뢰 회복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복귀에 초점을 맞춘 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더욱이 한 자릿수 박스권 지지율도 대표적인 난제로 꼽힌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ARS 100% 방식으로 조사한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2.5%로 집계됐다.
의석수 총 12석으로 ‘원내 3당’ 입지를 지니고 있음에도 의석수 3석인 개혁신당 지지율(4.2%) 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조 전 비대위원장은 출마 기자회견 직후 “지금은 지지율이 낮지만 이제 바닥을 다진 상태”라며 “내년 6월까지 한 걸음씩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난관 속에서 조 전 비대위원장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이자 당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은 내년 지방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9개월 만에 당대표 구속으로 인한 권한대행 체제, 성비위 사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등 잇따른 변화를 마주했다. 이로 인해 지역 조직의 정비 지방선거 전략을 마련하는 데 차질을 빚었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 당선이 이뤄진다면 곧바로 지방선거기획단을 구성하고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직접 후보 영입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후보가 모두 결정된 뒤 가장 마지막에 판단할 것”이라며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 출마 여부는 지금 말할 때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경기 의정부 재활용품 수거업체, 오는 13일 인천과 김포 민생현장을 등을 찾으며 본격적인 현장 행보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본보에 “조국혁신당은 조 전 비대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계기로 공론의 이슈를 전환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전략은 논란의 확산을 막기 위해 활용되고 있지만 실제로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지층 확장의 실패는 리더십 부재와 조직력 약화, 그리고 기존 진보·개혁 성향 유권자들의 분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는 내부 신뢰를 회복하고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호남 지역에서 ‘기득권·토호 세력’과 ‘개혁·신진 세력’의 대결 구도를 명확히 재정립해 유권자 결집을 유도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선택적 연대를 통해 국민의힘을 견제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오는 23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전당대회 슬로건은 ‘진심으로 다시, 혁신으로 전진’이다. 조국혁신당 황명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출발식에서 “이번 임시 전당대회는 우리의 초심을 재확인하고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지도부를 선출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최고위원 후보로는 임형택 익산 공동지역위원장, 정춘생 정책위의장, 정경호 전 한국로슈노조위원장, 신장식 의원이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