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 개최
【투데이신문 홍승주 기자】연초 2000포인트 중반이던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4000포인트를 기록하며 유례없는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코스피 5000 달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개최됐으며, 전문가들이 증권시장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발전을 논의하고 코스피 5000 달성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코스피 상승은 주력 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밸류업을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 확대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거래시간 연장 등 시장 제도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 ETF(상장지수펀드)·STO(토큰증권) 시장 개설 등을 통해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에도 적극 대처할 예정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기업 스스로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첫 세션에서는 25년 증권시장 평가 및 발전을 위한 과제가 논의됐다. 발제를 맡은 KB증권 김동원 리서치 본부장은 ‘40년 만의 상승장 진입-26년 주식시장 및 반도체 전망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코스피 최고치 경신의 의미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김동원 리서치 본부장은 “한국 증시 상승장의 결정적 요인은 달러 약세”라고 말하며 지금은 저환율·저유가·저금리의 3저 호황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반도체 업체들이 AI 사업의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라며 코스피 상승에 영향을 주는 건 결국 반도체 업체의 실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상승세를 언급하며 “아직 버블을 논하기에는 이르고 코스피 추가 상승의 여력이 남아있다”고 예측했다.
토론에는 KB증권 김동원 리서치 본부장,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리서치 센터장, 신한투자증권 윤창용 리서치 센터장,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리서치 센터장, 하나증권 황승택 리서치 센터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리서치 센터장은 “기업들이 배당(주주 환원금)을 늘려야 한다”며 성장을 위한 기업 친화적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국내 기업의 해외 유출을 막고 투자를 유인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며 “지금은 기업 실적이 동반되지 않은 주가 상승이었기 때문에 정부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한투자증권 윤창용 리서치 센터장은 정부의 시장 관련 제도적 노력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재 중국과 기술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리서치 센터장은 혁신을 통해 기업 R&D 경쟁력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위해서는 좋은 상품과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기업은 해외 기업에 비해 형식적인 IR을 진행한다”며 IR을 단순 기업 홍보로 볼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과 소통의 장으로 인식해 기업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증권 황승택 리서치 센터장은 부동산 장기 보유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순수 투자 목적의 상장 주식 장기 보유자에 대한 혜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좌장을 맡은 박선영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 성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기업의 노력과 정책 수립이 동반된다면 코스피 5000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밸류업 성과 조명과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논의가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자본시장연구원 황현영 연구위원은 ‘밸류업 및 지배구조 개선 입법의 성과와 과제’를 소개하며 24년부터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규모가 대폭 증가해 주주환원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긍정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밸류업 정책의 지속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주주들과의 활발한 소통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한국거래소 김정영 상무, 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지평 변호사, 국민연금공단 이동섭 수탁자책임실장, 삼정KPMG 조일상 상무, 맥쿼리증권 황찬영 대표, 자본시장연구원 황현영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한국거래소 김정영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단순한 주가 부양이 아닌, 한국 주식 시장의 신뢰성 확립을 목표로 한다”며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 투자자 모두가 동참해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지평 변호사는 개정 상법 아래에서 이사회의 주주총회 의무를 강화하고 주주와 충분히 소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삼정KPMG 조일상 상무는 대기업 위주의 밸류업 공시 문제를 언급하며 중견·중소기업의 밸류업 강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일상 상무는 “자체 밸류업 여력이 없는 기업에 대한 컨설팅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중소기업들이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통해 IR을 활성화하고 투자자와 더욱 활발히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좌장의 안수현 교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대 필요성과 주주와의 소통 중요성을 언급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