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위클리 컬처] 겨울 스타트! 11월 둘째 주 문화 3선...‘하얀 차를 탄 여자’·‘안양수목원’·‘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이번 주는 빼빼로데이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크고 작은 이벤트로 11월이 왔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던 한 주였습니다.
다음 주부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제는 가벼운 옷차림의 즐거움을 내려놓고 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문화예술은 지나가는 가을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오는 겨울을 기대하는 분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11월 둘째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로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립니다.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
겨울에 더 빛나는 서늘한 스릴러
여러분은 주로 어떨 때 스릴러 영화를 선택하게 되시나요? 저는 몰입감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스릴러 영화를 찾아보게 되는 것 같은데요. ‘누가 범인일까’를 추리하며 영화가 주는 긴장감을 넘나들다 보면 어느새 2시간이 훅 지나버린 걸 느끼게 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스릴러 영화인 <하얀 차를 탄 여자>는 믿고 보는 배우 이정은과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는 정려원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폭설이 내린 어느 새벽, 흉기에 찔린 언니를 싣고 병원에 온 ‘도경’이 경찰 ‘현주’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전하며 시작됩니다. 영화는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관객이 끝까지 의심하게 만들며 서늘한 긴장감으로 강한 몰입감을 선사하죠. 이번 <하얀 차를 탄 여자>가 유독 반가운 이유는 국내를 대표하는 두 여성 배우가 오랜만에 주연을 맡아서인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지난달 말 개봉 이후 상영관 수가 점차 줄어드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겨울의 흩날리는 눈을 기대하며 서늘한 감성의 스릴러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전국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장소 서울대 안양수목원
2025년 가을의 끝자락을 만끽해보자
무더웠던 여름에는 도대체 언제 가을이 찾아오나 싶더니 이제는 벌써 물든 낙엽들이 거리에 쌓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 주는 2025년의 단풍을 볼 수 있는 마지노선 주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올해의 단풍을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58년 만에 개방된 서울대 안양수목원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학술 연구와 수목 유전자원 보존을 목적으로 ‘관악수목원’이라는 명칭으로 설립된 이곳은 개방 전까지 국가 소유의 토지로 사용돼 왔다고 합니다. 이후 서울대와 안양시가 개방을 꾸준히 논의해온 결과 지난 5일부터 일반 시민에게 정식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개방으로 약 20만㎡ 규모의 숲길과 식물원 구역이 공개되면서 1100종이 넘는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보전 공간을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주말, 깊어진 가을 색을 머금은 숲길을 걸으며 11월의 계절감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시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트럼프 금관에 전시가 들썩인 이유
최근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각국의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죠. 시진핑 주석의 ‘백도어 확인’ 농담부터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회장의 ‘깐부치킨’ 회동까지 APEC이 아니었다면 보기 힘든 순간들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금관 선물 수령 장면은 문화 외교의 힘을 확인하게 한 상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Silla Gold Crowns: Power and Prestige> 특별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전시는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천마총, 금령총 등에서 출토된 신라 금관 6점과 금 허리띠 6점을 한자리에서 공개하는 특별전입니다. 지방에서 개최되는 전시임에도 하루 2550장의 입장권이 오전 중 바로 매진되고, 일주일 만에 2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뜨거운 열기였다고 하는데요. 이례적인 관심 증가로 국립경주박물관은 전시 종료일을 당초보다 연장해 내년 2월 22일까지 운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방문객 5백만 명을 돌파한 국립중앙박물관에 이어 국립경주박물관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류의 인기가 국내 박물관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체감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번 전시를 핑계 삼아 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역사 깊은 도시, 경주에서 보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한 계절, 한 계절을 지날 때마다 그 계절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에 매번 아쉬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번 가을만큼이라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더욱 맘껏 만끽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문화 일정도 자연스럽게 다음 계절로 넘어가고 있는 시기입니다. 극장가는 벌써 내년 상반기 개봉 기대작으로 설레이고 있는데요. 다음 주에도 색다른 문화예술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다가오는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순간들로 가득 채워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