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황교안’ 이어 조원진·전광훈까지…극우 놓지 못하는 장동혁

2025-11-17     박효령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극단적 우파 성향 정당들과의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은 모두 12·3 비상계엄을 두둔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데 이어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는 정당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장 대표가 12·3 불법 비상계엄 정당화와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에 앞장서 온 극우 정당들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이 남긴 상처를 봉합하고 완전한 내란 종식에 나서야 할 때 국민의힘의 극우정당들과의 연대 천명은 극우 보수층만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국민과의 절연 선언이자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 장 대표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 자유와혁신 등 다른 정당들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할 수 있느냐고 묻자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들은 함께 모여서 이재명 정권이 가려는 체제전복, 사회주의 체제, 독재체제로 가려는 것을 막기 위해 모두 다 함께 연대할 수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선거에 이길 수만 있다면 극우 성향의 정당들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우리공화당은 조원진 전 새누리당 의원 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친박계 인사들이 중심이 돼 결성한 정당이다. 자유통일당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020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창당했다. 자유와혁신은 내란 선동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2일 진행된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규탄대회’에서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고 발언해 논란에 휩쌓인 바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체포하라’는 글을 SNS에 게재한 혐의(내란 선동)로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 장 대표의 발언이 황 전 총리를 옹호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장 대표 취임 이후 지속 논란이 됐던 ‘극우 정당’, ‘내란 정당’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17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인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면서 ‘위헌 정당’ 논란에 불을 지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 같은 극우화 행보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대표의 ‘극우’ 노선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확보에 부담을 주는 데다 당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당내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내부의 고민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3~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하며 34.2%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는 직전 조사 11.7%p에서 12.5%p로 더 벌어졌다.

‘이재명 탄핵’ 발언 등 강경한 대응이 TK와 보수층 사이에서 정치적 피로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일부 핵심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즉흥적인 게 아니라 계획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강경 메시지’에 집중하는 동안 오히려 외연이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장 대표는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7800억을 범죄자들의 뱃속에 집어넣어 놓고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1호기를 타고 해외로 ‘먹튀’를 하겠다고 한다”며 이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먹튀’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법 리스크가 수면 위로 본격 부상하면서 지도부의 부담도 한층 가중되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나경원 의원과 송언석 원내대표 등이 연루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27일에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어질 예정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반년여 앞둔 현재 국민의힘은 강성 결집과 중도 확장 사이에서 운명을 가를 기로에 서 있다. 10·15 부동산 대책 비판과 매달 호남 방문 추진 등으로 중도층 확장을 선언한 장 대표가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기사에 사용된 설문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8%며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