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기업 된 컬리, 내친김에 IPO까지?

3분기 연속 흑자·순이익 첫 흑자 전환 네이버 협업·샛별배송 확대로 성장 속도

2025-11-21     강현민 기자
컬리 김슬아 대표가 지난 9월 서울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컬리가 오랜 적자 굴레를 벗고, 3분기 연속 흑자에 첫 순이익 흑자까지 챙기며 ‘돈 버는 회사’로 돌아섰다. 네이버 협업부터 샛별배송·3P 확장까지, 손댄 사업들에 성과가 나며 성장의 흐름이 또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번번히 무산됐던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도 재점화하고 있다.

21일 컬리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44억원에서 105억원 개선,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당기순이익도 23억원으로 창사 이후 첫 흑자를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4.4% 증가한 5787억원, 거래액(GMV)은 10.3% 늘어난 87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호실적은 신선식품 중심의 식품 카테고리 성장(전년 대비 7.7% 증가), 뷰티컬리의 견조한 수요, FBK(풀필먼트)와 판매자배송(3P) 확대 등이 견인했다. 3P 거래액은 45.7% 늘며 패션·주방·인테리어 등 상품 경쟁력과 물류 서비스 품질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샛별배송 권역을 포항·여수·순천·광주 등 11개 지역으로 확대한 점도 신규 고객 증가와 주문량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전주·완주·익산 등 전북권으로 배송망을 넓히며 추가 성장 여지도 확보했다.

네이버와의 협업 효과도 감지된다. 컬리는 지난 9월 네이버스토어 내 ‘컬리N마트’를 열고 신규 고객층 유입을 노리고 있다. 초기엔 고객층 중복 우려가 있었지만, 양사 관계자는 “출시 초기 목표는 달성했다”고 전했다. 네이버 멤버십 활성 이용자가 3분기 20% 증가한 점 역시 협업 시너지를 보여주는 간접 지표로 해석된다.

컬리 3분기 경영 실적 요약. [자료=컬리]

컬리는 2014년 창립 이후 물류 인프라 투자 부담과 고객층 한계로 적자가 장기화됐지만, 카테고리 확장과 물류 기반 확대, 신사업 안착으로 체질 개선을 이뤘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137억원)를 기록하며 현금창출력 개선 흐름을 확인했다.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IPO 재도전에 대한 관측도 다시 고개를 든다. 컬리는 지난 2022년 IPO를 추진했다가 시장 평가와 공모가 간극, 공모시장 위축 등으로 철회한 바 있다. 한때 4~6조원대로 평가받던 기업가치는 6000억원대까지 조정되며 간극은 커졌다.

최근엔 시장 분위기가 반등하고, 같은 업권으로 분류되는 무신사의 IPO 추진으로 컬리 또한 관심을 다시 끌고 있다. 코스피가 4000대까지 오르는 등 증시가 좋아졌고, 실적도 개선되며 IPO ‘적기’라는 평가다.

다만 플랫폼 업종 특성상 뚜렷한 비교군이 없어 적정 밸류 산정이 쉽지 않고, 무신사의 10조원대 몸값이 과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고평가’ 우려도 남아 있다. 또한 컬리의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당장 자금 수혈이 절실하지 않은 만큼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컬리 관계자는 “IPO의 구체적 일정이나 여부 등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