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가 18개월래 최고 수준…고환율이 물가상승 견인

2025-11-21     문영서 기자
[사진=한국은행]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지난달 환율이 1400원선을 넘으며 국내 공급물가지수를 견인해 1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반도체 가격 오름세 등으로 생산자물가도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0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두달째 오름세로, 120.82(2020=100)로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5% 올라 올해 2월(1.5%)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으로 1~3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농산물(-5.5%)과 축산물(-5.4%)이 내려 4.2% 하락했다. 시금치(-47.5%)와 배추(-26.1%)의 가격 안정세 영향이 컸다. 공산품은 반도체 가격 오름세에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3.9%), 1차금속제품(1.3%) 등이 올라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0.6% 하락했다. 산업용도시가스(-5.4%), 폐기물수집운반처리(-1.6%) 등이 내린 영향이다. 서비스는 금융및보험서비스(2.9%), 음식점및숙박서비스(0.5%) 등이 상승하며 전월대비 0.5% 올랐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한 10월 국내공급물가는 전월대비 0.9% 올랐다. 지난 7월(+0.8%)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로, 지난해 4월(+1.0%)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4% 올랐다. 중간재(1.0%), 원재료(1.5%) 및 최종재(0.3%)가 모두 증가했다.

공급물가지수는 물가 변동의 파급 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서 출하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에 해외에서 생산해서 국내에서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수입물가를 결합해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의 생산 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지수다.

국내 출하를 제외하고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올랐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2.3% 올랐다. 공산품(1.9%) 및 서비스(0.5%)가 모두 상승했다.

경제통계1국 이문희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에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부분이 작용했고, 공급물가와 총산출물가에는 환율 오름세와 반도체 가격 상승이 함께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11월에는 두바이유 가격은 전월과 비슷하고, 환율은 2% 가량 상승했다”면서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은 인하됐고, 10월 상승 요인이던 숙박 등에 대한 수요가 다소 둔화될 수 있어 (생산자물가의)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