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열풍에 삼양 질주…中 생산량 늘려 ‘3조 매출’ 조준

중국법인 매출 2년만에 6.8→21억위안 3배 폭증 공장 설립 주도한 오너 3세 전병우 전무 전면에

2025-11-23     강현민 기자
불닭볶음면 오리지널.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불닭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는 삼양식품이 중국 자싱공장의 생산라인을 완공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확대하기로 하며 글로벌 성장 페달 밟고 있다. ‘불닭’ 시리즈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이어가자, 현지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해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삼양식품의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중국 저장성 자싱공장의 생산라인을 기존 6개에서 8개로 늘리고 투자금도 기존 2014억원에서 2072억원으로 확대했다. 증설이 완료되면 불닭볶음면의 연간 생산량은 기존 계획치(8억2000만개) 대비 38% 증가한 11억3000만개로 확대된다. 자싱공장은 삼양식품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오는 2027년 1월 완공이 목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모두 중국 내수 시장에 공급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022년 초부터 운영한 중국법인은 매년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 내 시장 확대 등을 고려해 증설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법인 매출은 지난 2022년 6.8억위안(약 1400억원)에서 2024년 21억위안(약 4340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2.1억위안(약 457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으며, 중국법인 매출 비중도 전체의 30%에 달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증설과 관련해 “여전히 매출 증가율이 재고 증가율을 앞서며 공급 부족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공급망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지역 매출 증가에 맞춰 네덜란드 현지에 물류 법인을 세웠고, 국내에서도 원주 스프공장 및 밀양2공장 가동을 병행하며 생산 인프라를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의 누적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기준 80억개를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 오너 3세인 전병우 COO 상무(전무 승진)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 17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 전무를 승진시키며 글로벌 사업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회사 측은 “불닭 브랜드 글로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중국 자싱공장 설립을 주도해 해외사업 성장동력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증설을 위한 재원 확보도 진행 중이다. 삼양식품은 최근 자사주 1027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사업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액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며 “확보한 자금은 생산능력 확충과 핵심설비 개선, 차입금 상환 등에 순차적으로 투입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 제기되는 ‘연 매출 3조원 전망’에 대해 회사는 말을 아꼈다. 삼양 관계자는 “전망을 따로 오픈하고 있지 않습니다”고 했다. 다만 외형 성장은 뚜렷하다.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7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으며, 업계에서는 “생산능력 확충과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