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직무대행 뗐다…삼성전자 투톱 체제 복원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단행…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AI 비전에 ‘노태문 매직’ 기대…DX부문 CTO 윤장현 발탁 

2025-11-21     소미연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전영현 부회장과 모바일·가전(DX) 부문의 노태문 사장. [사진=삼성전자]

【투데이신문 소미연 기자】 삼성전자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공동 대표이사(CEO)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반도체(DS)부문의 전영현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로 삼성전자를 이끌게 됐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전 부회장은 CEO,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을 유지하는 대신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직을 떼어냈다. SAIT원장에는 박홍근 사장이 신규 위촉됐다.

21일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며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고 핵심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하에서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노 사장은 또 한 번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갤럭시’ 신화를 이룬 장본인으로, 최연소 부사장(44세)·최연소 사장(50세) 등 삼성전자 내 ‘최연소’ 승진 타이틀을 휩쓴 데 이어 대표이사까지 초고속으로 올라섰다.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입사한 지 28년 만이다. ‘50대 부회장’ 타이틀도 내년까진 노릴 수 있다. 대표이사 승진으로 노 사장의 입지가 보다 커지게 된 만큼 부회장 승진이 멀지 않았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관건은 노 사장의 ‘매직’이 MX에 이어 DX로 확대될 수 있느냐다. DX부문은 2022년 60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정체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4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증대와 함께 AI 생태계 확장이 우선 과제로 거론된다. 노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5 기자간담회에서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가 되겠다”며 “모바일뿐 아니라 제품, 서비스에 AI를 빠르게 적용하고, 이를 기회로 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규 위촉된 박홍근 원장은 내년 1월 1일 입사 예정이다. 1999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5년여간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의 연구를 이끌어왔다. 향후 SAIT 원장으로서 나노 기술 전문성과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뉴로모픽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 연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으로는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 부사장이 승진했다. MX사업부 IoT & 타이젠 개발팀장, SW 플랫폼 팀장, SW 담당 등을 역임한 그는 지난해 말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아 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유망기술 투자를 주도했다. DX부문 CTO로서 모바일, TV, 가전 등 주력사업들과 AI, 로봇 등 미래 기술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