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직무대행 뗐다…삼성전자 투톱 체제 복원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단행…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AI 비전에 ‘노태문 매직’ 기대…DX부문 CTO 윤장현 발탁
【투데이신문 소미연 기자】 삼성전자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공동 대표이사(CEO)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반도체(DS)부문의 전영현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로 삼성전자를 이끌게 됐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전 부회장은 CEO,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을 유지하는 대신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직을 떼어냈다. SAIT원장에는 박홍근 사장이 신규 위촉됐다.
21일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며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고 핵심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하에서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노 사장은 또 한 번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갤럭시’ 신화를 이룬 장본인으로, 최연소 부사장(44세)·최연소 사장(50세) 등 삼성전자 내 ‘최연소’ 승진 타이틀을 휩쓴 데 이어 대표이사까지 초고속으로 올라섰다.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입사한 지 28년 만이다. ‘50대 부회장’ 타이틀도 내년까진 노릴 수 있다. 대표이사 승진으로 노 사장의 입지가 보다 커지게 된 만큼 부회장 승진이 멀지 않았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관건은 노 사장의 ‘매직’이 MX에 이어 DX로 확대될 수 있느냐다. DX부문은 2022년 60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정체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4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증대와 함께 AI 생태계 확장이 우선 과제로 거론된다. 노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5 기자간담회에서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가 되겠다”며 “모바일뿐 아니라 제품, 서비스에 AI를 빠르게 적용하고, 이를 기회로 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규 위촉된 박홍근 원장은 내년 1월 1일 입사 예정이다. 1999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5년여간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의 연구를 이끌어왔다. 향후 SAIT 원장으로서 나노 기술 전문성과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뉴로모픽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 연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으로는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 부사장이 승진했다. MX사업부 IoT & 타이젠 개발팀장, SW 플랫폼 팀장, SW 담당 등을 역임한 그는 지난해 말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아 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유망기술 투자를 주도했다. DX부문 CTO로서 모바일, TV, 가전 등 주력사업들과 AI, 로봇 등 미래 기술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