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안보리, 말레이기 피격 국제조사 결의 만장일치 채택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 MH 17편 여객기에 대한 국제조사단의 접근과 현장 부근 군사 활동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는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에 대한 전면적이고 철저하고 독립적인 국제 조사를 요구하면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에게는 국제조사단의 현장 접근을 허용할 것과 여객기 잔해, 희생자 소지품, 희생자 시신을 훼손하지 말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호주 정부가 이번 여객기 피격 사건에서 자국민을 잃은 9개국의 지지로 제안한 결의안을 제출해 15개 안보리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또 네덜란드와 호주 외무장관, 유엔 주재 미 대사 등 외교관들은 이날 안보리에서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이 이 결의안을 준수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안보리에 참석한 프란스 티메르만스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이제 책임을 느끼고 책임 있게 행동하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고립되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이 결의안 내용 중 반대하지 않도록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는 등의 사전 물밑협상이 이뤄진 뒤 이 결의안이 이날 안보리를 순조롭게 통과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 결의안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여객기 피격 사건 조사를 주도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최종 결의안 내용이 러시아의 요구를 맞추지는 못했으나 이 결의안 내용에 ICAO의 참여를 강조하는 등의 내용 수정을 거친 후 통과됐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 표결 후 기자회견에서 ICAO가 조사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며, 네덜란드가 조사 결과 발표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것에 만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주관하는 조사가 진정 객관적으로 이뤄질지 신뢰할 수 없어 안보리가 우크라이나기 주관하는 조사를 지지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안보리 이사국 및 자국민을 잃은 국가 외교관들은 친러 반군이 국제조사단에 현장을 안전하게 넘겨주지 않는 한 결의안이 아무 쓸모도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에 안전한 조사활동 및 군사활동 중단 등을 주문해 줄 것을 러시아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