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 고민 중인 문재인

종로로 갈까요, 강남으로 갈까요, 차라리 부산으로?

2015-10-02     어기선 기자
   
 

혁신위가 던진 파장, 문재인 대표는 고민 중
부산 영도 출마? 김무성과 맞짱 성사될까

광주 출마 가능성, 수도권 출마도 열어놓나
박근혜 대통령과 맞붙기 위해 대구 출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고민이 깊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총선 불출마를 철회를 선언하고 부산 출마를 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고자신의 지역구를 배재정 의원에게 넘겨줬다. 그런데 혁신위가 총선 불출마를 접고 부산 출마를 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여러 지역에서의 출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도대체 어디로 출마를 해야 할지 문재인 대표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투데이신문 어기선 기자】가수 설운도의 ‘나침반’이라는 노래가 있다. 노래 가사는 “종로로 갈까요? 영등포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떠날까요? 많은 사람 오가는 을지로에서”라는 내용이다. 문재인 대표에게 딱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사이다. 문재인 대표는 현재 어디로 출마를 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문재인 대표에게 총선 불출마 선언을 철회하고 부산 출마를 하라고 요구했다. 부산 출마를 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일단 당 대표로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부산 바람을 일으켜서 총선 승리를 일궈달라는 것이다. 혁신위는 중진 의원들을 향해 험지(險地) 출마를 요구했다. 당 대표를 하고 비서실장을 하고 장관을 했던 사람들이 무슨 욕심이 더 있겠느냐라면서 선당후사를 하라면서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출마를 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 중진들이 험지로 가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 그 명분을 만들어줄 인물이 바로 문재인 대표이다. 문재인 대표도 험지로 출마를 하는데 중진 의원들이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표의 험지 출마 선언은 중진들에게 험지로의 출마를 압박하는 수단이 된다. 특히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부산 출마에 상당한 압박 수단이 된다. 현재 안철수 전 대표는 서울 노원병 출마를 고집하고 있다. 지역주민과의 약속 때문이라고 명분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가 험지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안철수 전 대표로서도 노원병 출마를 고집할 수 없다. 결국 부산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문재인 대표의 험지 출마가 필요하다.

문재인의 고민

이와 더불어 부산에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총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바람’이 필요하다. 그 바람은 ‘호남’ 표심을 장악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호남 표심만 장악한다고 해서 총선 승리를 일궈낼 수는 없다. 더 큰 바람이 불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동남풍이다. 부산에서 부는 바람은 동남풍을 타고 수도권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만들어서 부산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전 의원이 이변을 일으킨다면 수도권에서 상당한 승리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그만큼 새정치민주연합은 부산이 가장 큰 의미를 두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난 2012년 총선 당시에도 낙동강 벨트를 만들어 부산에서 바람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부산 바람을 불지 못했고, 오히려 낙동강 벨트가 당시 당 지도부를 부산에 묶어두게 됨으로써 수도권에서도 힘에 부치는 싸움을 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부산 출마가 단순히 봐서는 안될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총선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부산 바람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부산 출마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부산 출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표와 김무성 대표의 대결은 그 상징하는 바가 크다. 부산 영도에서 충돌은 곧 내년 총선 승리의 바로미터가 될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 구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만약 김무성 대표를 꺾는다면 사실상 대권을 거머쥐게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산 영도가 비록 부산에서 소시민들이 많이 살고 문재인 대표가 어릴 때 살았던 곳이고 모친이 거주하고 있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무성 대표를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선시킨 곳이다. 따라서 결코 만만하게 볼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문재인 대표가 김무성 대표를 꺾어버린다면 김무성 대표는 그날로 대권을 접게 된다. 반면 문재인 대표는 그날로 대권을 거머쥐게 된다. 거꾸로 만약 패배를 하더라도 아깝게 패배를 했을 경우 문재인 대표는 대권 가도에 큰 영향을 없게 된다. 반면 부산 영도 출마는 낙동강 벨트를 흔들어대는 것은 물론 동남풍을 일으켜서 수도권에서도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대표가 광주에 출마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의원이다. 문재인 대표가 천정배 의원을 향해 호남 민심을 크게 착각하고 있다면서 호남 민심이 천정배 신당이나 탈당파 신당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있다고 선언을 했다. 천정배 신당이나 탈당파 신당에게는 신당 창당을 하려고 하는데 찬물을 끼얹은 꼴이다. 때문에 천정배 의원이나 박주선 의원은 문재인 대표에게 광주에서 출마를 해서 진검승부를 펼치자고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광주 출마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호남 민심을 확실히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천정배 신당이나 탈당파 신당이 호남 특히 광주를 기반으로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색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호남에서 의석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돼있다. 호남 민심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으로 문재인 대표가 광주 출마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재인 대표가 광주에 출마를 해서 호남 민심을 다독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수도권의 호남 표심 역시 다독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문재인의 지역

또 다른 방안은 수도권 출마이다. 강기정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2년 총선 당시 문재인 대표가 부산 출마를 하면서 일종의 낙동강 벨트를 형성했다. 그리고 한명숙 당시 당 대표는 낙동강벨트에 묶여서 수도권 지원 유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수도권에서 당시 한나라당에게 상당수의 의석을 빼앗겼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부산에 만약 출마를 할 경우 부산에 묶여서 수도권 지원 유세를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수도권에서 상당히 많은 의석을 얻기 위해서는 당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 출마를 통해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도 어려운 지역이 상당히 많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서도 당선이 되지 않는 지역이 있다. 때문에 부산이 아닌 수도권에서도 얼마든지 어려운 지역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송호창 의원은 아예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곳은 바로 종로이다. 종로는 정치1번지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종로에서 승리하는 정당이 곧 총선 승리라는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종로에 출마를 해서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종로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 이유는 이미 정세균 의원이 종로에서 표심을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위가 전직 당 대표들에게 험지에 출마를 하라고 권유를 했지만 정세균 의원은 이미 험지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때문에 정세균 의원의 경우 종로를 빼앗길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오히려 문재인 대표가 서울 강남에 출마를 하는 것이 어떠하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은 야권의 무덤이다. 물론 강남 좌파라는 말이 있듯이 야권 성향의 지지층도 상당수 있다. 그 무덤에 출마를 해서 장렬히 전사를 하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득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서울 강남의 경우 새누리당은 주로 인지도가 상당히 높으면서도 참신한 정치신인을 내보낸다. 때문에 오히려 해볼만한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무리 여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차기 대권 주자를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문재인의 결심

이와 더불어 아예 대구 출마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부산 영도에 출마를 해서 만약 아깝게 패배를 하더라도 그 후폭풍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물론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 대표와 대결을 해서 패배를 하더라도 정치적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비주류가 이를 계기로 문재인 대표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무척 높다. 비주류가 “김무성 대표에게 패배한 인물이다”라면서 차기 대권 주자를 다른 사람으로 물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비주류는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문재인 대표 깎아내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질 수밖에 없었던 지역에 출마를 해서 장렬히 전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문재인 대표에게 상당히 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대구 출마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대구라는 지역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대구 출마를 하게 되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과 대결을 벌이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와 더불어 대구 수성갑의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을 지원 사격하게 된다.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전 의원이 당선된다면 문재인 대표로서는 상당히 큰 의미를 얻게 된다. 아울러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한 명분이 뚜렷해진다. 중진들로서는 험지로의 출마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또한 누가나 질 수밖에 없는 지역에 출마를 했다고 생각하게 되면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단결력이 생기면서 총선 필승을 위해 사활을 걸게 된다. 때문에 대구 지역 출마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문재인 대표의 총선 출마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문재인 대표 스스로도 피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총선 출마 선언이 10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 전후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 이슈를 피하기 위해서는 10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과연 문재인 대표가 어느 지역으로 출마를 하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총선 출마가 결코 살려고 가는 자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죽으러 가는 자리이고, 장렬하게 전사를 함으로써 다시 부활하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그 지역이 과연 어느 지역인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