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앞두고 지역 정가는 ‘들썩들썩’

[집중점검] 내년 총선의 최대 화두는?

2015-10-25     홍상현 기자
   
 

수도권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블랙홀 속으로
영남은 친박과 비박의 전쟁터…野 살아남을까

충청, 이완구 가고 반기문 오고…권력지형은 과연
호남, 탈당파의 생환은 어디까지…야권연대는 과연

내년 총선이 이제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지역정가는 벌써부터 총선 준비로 분주하다. 또한 어떠한 이슈가 과연 이번 총선에서 제기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총선은 박근혜정부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또한 차기 대권의 향배를 가르는 중대한 선거이다. 때문에 여야는 각종 이슈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정가는 더욱 그러하다. 이슈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슈 하나로 지역 정가는 들썩들썩 거린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내년 총선은 그야말로 중요한 선거이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각종 이슈가 바람몰이를 하면서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정가들은 이슈가 나올 때마다 들썩들썩 좌불안석이다. 내년 총선의 향배를 가르는 중요한 이슈가 터질 때마다 지역정가는 일희일비하고 있다.

수도권의 최대 이슈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년 총선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가 수도권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여타 다른 지역보다도 교육열이 상당히 크다. ‘강남엄마’로 대변되는 수도권 교육열은 지방에 비해 상당히 크다. 따라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내년 총선 특히 수도권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서울시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10월 22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교과서 문제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특히 30~40대가 표심을 좌우하는 수도권의 경우 새누리당에게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용태 의원의 말을 빌리면 원외위원장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가 학부모들의 마음을 자극해 새누리당 수도권 정치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면 수도권 출마자들이 당 지도부의 방침에 반기를 드는 돌출 행위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은 분열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뜨거워지는 총선 전쟁

수도권의 또 다른 관심은 서울 노원병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운명이다. 얼마 전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과의 경쟁에서 비등한 결과가 나왔다. 현역 의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안철수 전 대표가 노원병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다른 관심 지역은 서울 종로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에는 현역 의원인 정세균 의원으로 가닥이 잡힌 듯 보인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현재 종로를 노리는 인물이 많다. 종로 토박이인 박진 전 의원을 비롯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그러하다. 종로에서의 승리가 곧 대권 가도에 들어설 수 있다는 이유로 종로를 노리는 인물이 상당히 많다. 또 다른 관심 지역은 강남이다.

강남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현역 의원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지역도 강남이다. 현역 의원들이 ‘강남 프리미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고, 또한 물갈이가 가장 심한 곳이 바로 강남이다. 때문에 이번에는 과연 어떤 인물이 강남에서 출마를 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뜨겁다.

부산은 뜨거워

내년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부산이다. 헌법재판소가 인구편차를 3대1에서 2대1로 조정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부산 영도, 중구, 서구가 통폐합 대상이 됐다. 문제는 이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각각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정의화 의장 그리고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라는 점이다. 즉, 거물급 정치인들이 포진돼있다. 이들 중 한 사람은 내년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된다. 즉, 이들 세 사람은 선거구를 놓고 다퉈야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정의화 의장은 지난 10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초청 관훈 토론에 참석, 불과 7개월 만에 유일호 국토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교체된 것에 “한마디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며 “나라를 위해 쓰려고 했으면 최소한 2년 이상 일할 수 있게끔 했어야 된다”고 발언해 현재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김무성 대표는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문재인 대표에게 불출마 선언을 철회하고 내년 총선을 부산에서 출마하라고 권유를 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표는 이에 대해 고심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대표가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두겠다는 것이다. 특히 김무성 대표와 함께 영도에서 대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와의 경쟁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해운대구의 출마를 권유하고 있기도 하다. 만약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가 정면대결을 한다면 부산 지역이 가장 뜨거운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새누리당에서는 문재인 대표 대항마로 손수조 전 후보를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과연 서울 노원병을 버리고 부산으로 출마할 것인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노원병을 버리지 않겠다면서 부산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쉽지 않은 전쟁이 될 것이라는 결과물이 나왔다. 때문에 안철수 전 대표의 부산 출마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그밖에도 기장군에서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대결이 뜨겁다. 부산 사하을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과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대결이 뜨겁다.

대구 지역 역시 뜨거운 곳이다. 대구 지역의 경우 친박과 비박의 공천 갈등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는 새누리당 텃밭이다. 즉, 새누리당 깃발만 들고 총선에 출마하면 무조건 당선되는 그런 지역이다. 때문에 본선보다는 새누리당 경선이 가장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다. 지역민심은 크게 둘로 나뉘고 있다. 하나는 비박계 동정론이고 또 다른 하나는 친박계 중심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친박계가 대거 당선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한편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사실상 쫓겨난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론도 뜨겁다.

차세대 대표주자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만약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못하면 사실상 대구 지역 정치는 완전히 죽을 수도 있다는 현실론도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친박과 비박이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피 터지게 싸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친박은 우선추천지역으로 대구 지역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전략공천 지역으로 대구를 선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비박계는 대구 지역은 전략공천 지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주장이 대구에서 충돌하고 있다. 문제는 대구 민심이다. 대구 민심은 둘로 갈려져 있다. 따라서 어느 누구에게도 손을 들어주고 있지 않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의 돌풍이 심상찮다. 그동안 꾸준하게 1번을 찍어줬지만 새누리당이 대구에게 한 일이 무엇이냐는 불만이 팽배해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제는 1번을 찍어주는 일은 가급적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김부겸 전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당선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이 당선된 것처럼 대구 지역에서도 파란을 한 번 일으켜보자는 민심도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 정가가 상당히 뜨겁다.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도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이 바로 대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유리한 지역 없네

충청권은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완구 전 총리의 대망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이완구 전 총리 대망론이 사라졌다. 충청 민심은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한 배신감이 상당히 팽배했다.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대권 주자에서 멀어지자 충청권은 낙담에 빠졌다. 충청권 대권 주자가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반기문 사무총장을 언급하고 있다. 충청권 대권 주자로 반기문 사무총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만약 대권 주자로 출마를 하게 된다면 결국 친박계 대권 주자로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친박과 비박의 대권 구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내년 총선에서도 역시 친박과 비박의 구도로 총선을 치르게 되는 셈이다. 충청권은 또한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표밭이다. 그러나 충청권 민심은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드러내지 않은 지역이라서 내년 총선에 어떤 결과를 보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선거구 획정 문제로 난감한 상황이 됐다. 당초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충청권 인구가 증가하는 것 때문에 헌법재판소에 인구편차를 3대1에서 2대1로 조정해달라고 소송을 걸었다. 인구편차가 조정이 되면 그만큼 충청권 선거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선거구가 증가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충청권 민심이 상당히 우울한 상황이다.

호남은 방향 잡기도 힘든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것은 분명하지만 호남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호남 정치인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을 대항하기 위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혼재해 있다. 다시 말해 신당파와 새정치민주연합파로 나뉜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호남 팔아 정치하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감도 있다. 정치신인을 대거 등용시켜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달라는 요구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권교체의 바람은 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정권교체의 주체를 누구로 둘 것인가를 놓고 상당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일단 야권연대가 호남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수도권 등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더라도 호남에서만큼은 진검승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누가 호남의 진짜 주인인지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호남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파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호남의 경우에는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파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신당파가 통합신당으로 총선을 치를 것인가 아니면 각자도생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다. 박주선 의원은 천정배 의원에게 통합신당을 제안했다. 하지만 천정배 의원은 이에 대한 대답을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게 정계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통합신당 출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선거 막판에 만약 새정치민주연합이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열리면 그때 가서 통합신당이 출현할 가능성도 높다. 즉, 문재인 대표 체제가 굳건해지면 신당파들은 결국 서로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호남의 또 다른 관심은 과연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정계복귀를 할 것인가 여부이다. 호남 민심은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정계복귀를 원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호남 민심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호남에서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도 이런 이유이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물론 탈당파 일각에서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정계를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 그 이유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어느 날 갑자기 정계복귀 기자회견을 할 수는 없다. 즉,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낮기 때문에 그도 정계복귀를 선언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각 지역별로 내년 총선 이슈가 상당히 뜨겁다. 이런 뜨거운 이슈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내년 총선의 승패를 장담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내년 총선 승패는 무당에게나 물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