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국내 정치에 미칠 파장은
양극화가 불러온 장벽, 우리는 넘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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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시스 | ||
유럽 난민이 부른 소지역주의·양극화, 브렉시트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에서 해가 뜨지 않는 나라로
추경 편성 가능성 높아...각론에서는 각자도생으로
소지역주의·양극화는 우리의 자화상, 내년 대선은
영국인들이 유럽연합 탈퇴, 일명 브렉시트(Brexit)를 선택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탈퇴 51.9%, 잔류 48.1%로 최종 집계되면서 ‘하나의 유럽’은 무너졌다. 이로 인한 경제적·정치적·사회적 파장은 여러 나라에게 미치게 됐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는 더욱 어두워졌고, 정치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게 됐다. 브렉시트가 불러올 파장이 상당하다. 그 파장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그것이 과연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그만큼 브렉시트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영국인들의 선택이다. 하나의 유럽을 이야기하면서 만든 유럽연합을 탈퇴했다. 이 브렉시트(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행위)가 결국 영국인들 손에서 이뤄졌다. 지난 1973년 유럽공동체(EC) 가입을 출발점으로 1993년 EU가 탄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계속된 유럽통합이 현실화가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 24일 영국은 탈퇴를 선언했다. 이 브렉시트가 국제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영국 파운드화 환율이 곤두박질치고 화폐가치가 31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것은 파장 축에도 끼지도 못하는 일이다. 당장 프랑스 등 다른 EU국가들도 EU 탈퇴를 생각하고 있다. 거대한 유럽이 분열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인들의 브렉시트
영국인들이 브렉시트를 선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저임금의 시대가 되면서 영국인들의 박탈감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국수주의와 신고립주의가 전세계를 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산국가가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함께 무너졌듯이 이번 브렉시트로 인해 글로벌을 표방한 상당한 국가들이 국수주의와 신고립주의로 갈 가능성이 높다.
브렉시트의 주요 원인은 영국보다 상대적으로 저개발 유럽국가의 인구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EU가 하나의 유럽을 표방하면서 EU국가들 간의 인구 이동이 자유롭게 되면서 영국보다 상대적으로 저개발 유럽국가들의 국민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영국으로 많이 유입됐다. 이로 인해 영국은 양극화가 시작됐다. 저임금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영국인들의 일자리는 점차 잃어가게 됐다. 이것이 브렉시트의 주요 원인이다. 실제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 찬성파는 저소득층 중장년층과 비수도권이었다. 반면 잔류파는 고소득층 청년층과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유럽의 난민이 영국으로 몰리게 되면서 영국의 저소득층, 중장년층 또는 비수도권 주민들은 상당히 불안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에 EU에 반기를 들었다. 더욱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영국이기에 유럽 난민이 몰리는 것에 대해 탐탁찮게 생각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EU에 탈퇴를 하면 2년 내 일자리 50만개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은 3.6% 하락한다는 경고를 무시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비단 영국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EU 가입 국가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다. 즉, EU 가입국가들은 EU에서 탈퇴를 하고 싶어 한다. 다만 아직까지 결단을 내릴 용기가 없었을 뿐이다. 그런데 영국이 EU를 탈퇴함으로 인해 다른 EU 가입 국가들도 그런 용기를 낼 수 있게 됐다. 아마도 EU 탈퇴 러시가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그들 국가들은 더욱 빗장을 걸어잠글 가능성이 높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철저하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브렉시트가 불러올 파장이 상당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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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붕괴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만 해당되는 부분은 아니다. 당장 주식이 폭락해서 사이드카 발동한 것은 단편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세계경제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고, 이로 인해 수출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우리 산업에 브렉시트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 올해 경제성장률을 3% 이하로 전망하는 경제전문가들이 많다. 브렉시트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즉 영국이 EU 잔류로 가닥을 잡았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3%를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결정함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경제의 침체기를 가져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물론 구조조정을 위해 15조원이라는 추경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브렉시트로 인해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부 측의 생각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지만 이 막대한 추경 편성에 대해 정치권에서 얼마나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은 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추경 편성은 불가피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우리나라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 산업 쪽에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시장에 자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야당들은 추경은 편성하되 이를 주로 보육이나 복지 등에 사용을 해서 서민들의 생활부터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중에 자금을 풀게 되면 물가가 상승하면서 오히려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추경예산이 과연 서민들에게 얼마나 돌아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복지 등에 집중적으로 사용을 해서 서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야당들의 논리이다. 이처럼 여야가 다른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경 편성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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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변화
또한 브렉시트는 내년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영국이 겪는 양극화, 글로벌화의 문제점을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겪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 즉 외노자의 유입으로 인해 우리 국민의 일자리가 좁아지면서 그것에 대한 분노가 쌓여가고 있다. 저성장이 고착되면서 청년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결혼이주자를 포함한 다문화 인구는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권은 이런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준비가 전혀 돼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영남권 신공항이다.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런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부산·경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갈등을 유발시켰다. 그리고 영남을 두 동강 냈다. 그리고 김해공한 확장으로 결론을 내려도 마치 브렉시트와 같이 대구시트 혹은 부산시트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이나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박근혜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다. 이런 정치적 행위는 결국 내년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내년 대선에서는 소지역주의가 상당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인이 대권 도전을 하게 되면서 지역 표심을 바쁘게 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지금까지도 소지역주의가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번 브렉시트로 인해 소지역주의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양극화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여혐·남혐 등 혐오주의가 대두되면서 내년 대선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것처럼 우리나라도 대선에서 소위 막말과 갈라치기 정치인이 상당한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때문에 브렉시트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