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오너·CEO, 올해 여름휴가 ‘조용히’… 하반기 경영구상·재충전

2016-07-16     박지수 기자
   
▲ 유통가 오너들(왼쪽부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유통가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용한 여름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에는 상반기 극심한 경기침체를 비롯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까지 발생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어 현장 경영에 나서는 등 유통가 오너 및 최고경영자들이 여름휴가보다는 하반기 경영구상에 전념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너 및 최고경영자들은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수가 인구 대비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유통업계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여름휴가 역시 경영 구상의 시간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특히 롯데그룹, CJ그룹의 오너 및 최고경영자들은 경영 구상에 고심해야 하는 상황을 보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롯데그룹의 경우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들, 임원들까지 모두 휴가를 반납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 롯데그룹 과장급에 따르면 이들 역시 선뜻 여름휴가를 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그룹의 경우 이재현 회장과 손경식 회장이 입원해 치료를 받는 중으로 경영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즉 오너일가 부재로 사실상 경영비상을 겪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로써 그룹이나 계열사 사장단 등이 휴가를 즐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여름휴가 중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계획이지만 경영 일정으로 인해 아직까지 정확한 여름휴가 일정을 정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과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등은 아직 휴가 관련 구체적인 일정은 없지만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내수회복을 위해 임직원들에게 국내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것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도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며 재충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미국에서 유학중인 두 자녀의 방학을 맞아 함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8월 이후 사업관련 일정이 있어 다소 이른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더불어 오리온, 농심, 오뚜기, OB맥주 대표 등 식음료·주류업계 CEO들도 대부분 하반기 경영 구상을 위해 머리를 식히는 정도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