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새누리당 vs. 바른정당 보수 경쟁 시작

2017-01-09     홍상현 기자
   
▲ 바른정당 ⓒ뉴시스

바라보는 목표가 다른 두 정당의 현모습
수도권 보수-영남권 보수 사이에서

대선 바라보는 바른정당 vs 총선 바라보는 새누리당
보수 혁신 경쟁에 다소 차이 보일 가능성 매우 높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가칭 개혁보수신당)의 보수 경쟁이 본격화됐다. 새누리당은 인명진 위원장 체제로 일단 굳어진 모습이다.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개혁보수신당은 바른정당이라고 개명했다. 이는 보수의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보수의 경쟁을 통해 누가 진정한 보수인지 따져서 살아남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앞으로 어떤 식의 행보가 이뤄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새누리당과 바른정당(가칭 개혁보수신당)의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화된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새누리당 분당 사태가 발생한 이후 격변의 시기를 겪었지만 이제 조금씩 안정화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인명진 위원장 체제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인명진 위원장을 영입한 이후 인명진 위원장을 발톱을 숨겨왔다. 하지만 위원장에 임명된 직후 친박계 인사들을 향해 “당을 떠나라”라고 요구를 했고,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이에 대해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인명진 위원장은 지난 6일까지 두 사람에게 당을 떠나라고 요구를 했다. 그리고 만약 탈당을 하지 않으면 지난 8일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청원 의원은 인명진 위원장에게 당을 떠나라는 요구까지 하는 등 새누리당 사태가 상당히 복잡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인명진 위원장은 위원장 자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당무전국위원회 소집을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구성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해서 요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당내 혼란이 어느 정도 정비되는 모습이다.

물론 아직까지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탈당은 실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을 완전히 접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명진 위원장은 본격적인 쇄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의 출현

바른정당은 오는 23일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당명 개정을 완료했다. 당명을 개정했다는 것은 창당에 한발짝 다가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새누리당 추가 탈당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른정당이 앞으로 좀 더 전진하기 위해서는 50명 정도의 중형 정당으로 전환돼야 한다. 그러자면 새누리당에서 추가 탈당이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추가 탈당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당명 개정 등을 이뤄내면서 창당을 위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다. 바른정당은 앞으로 당 쇄신을 통해 진정한 보수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지향점과 바른정당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차기 총선을 위한 정당이고, 바른정당은 차기 대선을 위한 정당이다. 물론 정당이라는 것은 정권 획득을 목표로하기 때문에 대선 주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때문에 새누리당도 대선 주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주요 목표는 대선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선이 목표가 아니라 차기 총선을 목표로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 주자를 배출한다고 해도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선에 치중하기 보다는 차기 총선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당장 쇄신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상황이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에게는 든든한 지지층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영남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대구·경북이 옛날처럼 튼튼한 콘크리트 지지층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영남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층은 아직도 튼튼한 편이다. 영남이 ek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보수적인 지역이기 때문에 정당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즉, 바른정당이 탄생한다고 해도 그 바른정당으로 지지층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적당한 쇄신과 함께 바뀌었다는 모습만 보여줘도 영남표를 얻어먹고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면 굳이 쇄신에 목을 맬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이 인명진 위원장의 쇄신에 반발하는 것이다. 굳이 쇄신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인적 청산카드까지 내세울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대선 vs 총선

반면 바른정당은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정당이다. 물론 이들도 지역 기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의원 상당수가 수도권 의원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수도권 보수층을 끌어모으는 일이다. 그러자면 3년 반이나 남은 총선에 주력하기 보다는 당장 차기 대선에 주력해야 한다.

차기 대선에서 나름 의미 있는 더 나아가 정권 획득이라는 목표가 달성되면 자연스럽게 차기 총선에서도 승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차기 대선 준비를 위한 노력을 상당히 하고 있다.

이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개헌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개헌을 통해 자신들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차기 대선을 주요 목표로 하기 때문에 친박-친문 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과의 연대도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만약 차기 총선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면 이들 세력과의 연대도 생각하지 않고 폐쇄적인 당 운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차기 대선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어느 세력에게도 문이 열려져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그 어느 정당보다도 강도 높은 쇄신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기존 보수정당과는 다른 파격적인 모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책 쇄신이 파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선거연령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했다. 비록 당론 채택에는 실패를 했지만 선거연령을 하향 조정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기존 보수정당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른정당은 앞으로 경제민주화 등에 대해서도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으로서는 개혁적인 이미지를 확실하게 보여줘서 수도권 보수층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뉴시스

보수의 경쟁

수도권 보수층은 다소 개혁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수도권 보수층은 정보를 다양하게 접기 때문이다. 신문 등 언론을 통해 정보를 취득할 뿐만 아니라 SNS 및 팟캐스트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어 수도권 보수층은 그 어느 지역 보수층보다는 다소 합리적이면서 다소 개혁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때문에 바른정당으로서도 합리적 보수의 모습을 보여줘야 표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개혁’과 ‘보수’라는 카드를 갖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지향점은 명백히 다르다. 새누리당은 ‘영남 보수층’을 공략하는 반면 바른정당은 수도권 보수층을 공략한다.

이처럼 공략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나아갈 방법에 대해서도 엄연히 다르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보수경쟁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 가는 길이 달라 6개월 지난 후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 국면에서 또 다시 합쳐지지 않느냐라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미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