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무력화 시도 나선 朴…민심에 운명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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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 ⓒ뉴시스 | ||
최순실의 외침·변호인의 기자회견, 수상쩍은 이유
특검 흔들어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무력화 시도
朴 지지층 결집 위해 최순실은 특검서 외쳤나
설 연휴, 민심 방향 어느쪽으로 흐르냐가 관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설 연휴 직후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주변에 대한 조사는 충분히 끝났다고 판단한 특검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박 대통령으로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 측 역시 특검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을 보면 특검을 흔들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무력화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설 연휴의 민심 향배에 따라 특검의 칼날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 그야말로 느닷없는 일성이었다. 지난 25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소환되는 최순실씨가 기자들을 향해 외쳤다. 그동안 죽을 죄를 지었다면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던 최씨가 이날 갑작스럽게 고성을 친 것이다.
최씨는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어린 손자까지,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그러고…”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박 대통령과 경제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고성은 그야말로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나 국민들 모두에게는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그동안 카메라가 있으면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최순실씨가 갑작스럽게 고성을 발사한 것이다.
더욱이 최순실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특검이 최순실씨에게 강압수사를 했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지난해 12월 24일 특검 소환에서 모 부장검사로부터 ‘삼족을 멸하고 모든 가족을 파멸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는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씨가 “딸 정유라는 물론이고 손자까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며 대대손손 이 땅에서 얼굴을 못 들게 하고 죄를 묻고, 죄인으로 살게 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특검 관계자가 피고인에게 폭행보다 더 상처를 주는 폭언을 연발해 정신적 피해를 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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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선 실세' 최순실씨 ⓒ뉴시스 | ||
최순실의 고함
최순실씨가 갑작스럽게 고함을 지르고, 그 다음날 이경재 변호사가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갖는 것을 보고 무엇인가 상당히 잘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판단을 정치권 안팎에서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특검의 소환조사가 문제가 있다면 재판에서 문제를 삼으면 되는 것이다. 최순실씨가 갑작스럽게 고함을 칠 이유도 없고, 이경재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재판을 통해 정식적으로 청구를 하면 되는 문제다. 판사가 진짜 강압수사가 있었는지 판단하면 되는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26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조사는 거의 대부분 영상녹화를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재판에 가서 문제 삼으면 당연히 판사가 진짜 강압수사가 있었는지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이경재 변호사는 최순실씨 강압수사 논란에 대해 ‘법률’로 따진 것이 아니라 ‘정치’로 따진 것이다.
이에 최씨와 이 변호사가 무엇인가 큰 그림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점이 맞지 않는다. 최씨의 특검 수사는 지난해 12월 24일이다. 그리고 그 의혹을 제기한 것은 1달이나 지난 25일이었다. 즉, 그동안 최순실씨는 그 의혹에 대해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가 느닷없이 대중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그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부당성을 알리고 있는 모습이다. 법률로 따져야 할 일을 ‘정치’로 따지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무엇인가 큰 밑그림 속에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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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의 박영수 특검 ⓒ뉴시스 | ||
특검 흔들기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특검을 흔들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무력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필 그날 저녁 박근혜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고, 최씨는 특검을 부당한 기관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앞두고 있는 특검을 흔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특검이 박 대통령과 최씨의 ‘공동지갑론’ 즉 공동경제론에 주목을 하고 있다. 만약 박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이 최씨라면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혐의 적용이 가능해진다.
아마도 특검은 박 대통령을 대면조사하게 된다면 이 내용에 대해 집중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이 부당한 기구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강압수사 측면을 부각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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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단체 맞불집회 ⓒ뉴시스 | ||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는
박 대통령 측은 최씨를 강압수사한 특검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도 부당한 수사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특검의 수사를 거부할 명분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은 특검이 야당만의 추천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움직인다는 식의 불만을 제기해왔다. 그런데 최씨 강압수사 논란이 불거지게 되면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이 부당한 기구라는 것을 최대한 부각시켜서 결국 대면조사를 무력화시키려는 것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다른 이유는 최씨 강압수사를 최대한 부각시키게 된다면 특검으로서는 수사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 즉, 최씨에게 강압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해명하는데 또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 박영수 특검은 가급적 30일 연장을 하지 않고 70일 안에 특검 수사를 마무라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강압수사 논란의 해명을 위해서는 또 상당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최씨의 강압수사 논란을 최대한 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촉매제는 역시 친박단체의 태극기 집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친박단체의 태극기 집회에서 이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부당성을 성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국에서는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를 받으면 안된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만약 특검의 대면조사를 받더라도 특검의 발표한 모든 것은 강압에 의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거짓’이라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에상된다. 이는 결국 헌법재판소의 탄핵심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최씨 강압수사 논란이 여러 가지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설 연휴 민심에 달려있다. 설 연휴 민심에서 과연 최씨 강압수사 논란이 얼마나 먹혀들어가느냐 여부에 따라 향후 박 대통령과 특검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최순실씨 강압수사 논란이 상당히 커지게 된다면 박 대통령으로서는 특검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거꾸로 최씨 강압수사 논란이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공감대를 얻지 못하게 된다면 특검은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에 고삐를 바짝 당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설 연휴 민심에 상당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설 연휴 민심이 그야말로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친박 단체는 설 연휴 동안에도 여론의 풍향을 돌리기 위한 노력을 가하고 있다. 친박 단체는 자비로 신문 300만부를 제작, 시중에 배포를 하고 있다. 설 연휴 동안 귀성길에 오른 귀성객에게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여론의 역전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먹혀들어갈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