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바른정당, 야권 강세 속 흔들흔들

2017-02-12     홍상현 기자
   
▲ ⓒ뉴시스

강한 야권, 미약한 보수정당…그나마 분열의 길로
변변한 대권주자 없는 보수정당들, 원인은 무엇
황교안 대안론,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아이러니는
바른정당의 운명은, 보수대연합 vs 제3지대론

야권의 강세가 상당하다. 여론조사 지지율 상위권을 야권이 가져가면서 보수정당 후보는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더욱이 정당 지지율 면에서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는 형편이다. 이대로 가면 보수정당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제대로 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40%대 중반을 차지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새누리당으로 10%대 중반을 기록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바른정당이 5위를 차지했다. 바른정당이 새누리당으로부터 분당할 때까지 해도 10%대 중반으로 2위를 달렸다. 하지만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그 위세가 상당히 꺾였다. 새누리당이라고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지지율 모두 합쳐도 20%대를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야말로 보수의 위기다. 대권주자 지지율 면에서도 새누리당 소속이나 바른정당 소속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은 기록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의미가 없다.

황교안의 운명은

유일한 대안이라고 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인데 황교안 권한대행은 변수이지 상수가 아니다. 즉, 대선에 출마 여부도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대선에 출마를 한다고 해도 변수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우리나라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박근혜 대통령 권단대행 겸 황교안 총리 겸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직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대선에서는 두고두고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층은 보수에서도 갈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지지층은 황교안 권한대행을 지지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 지지층은 황교안 권한대행을 지지하지 않는다. 즉,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를 한다고 해도 보수가 분열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는 변수이지 상수는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이나 상당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지율 답보상태에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 대선 주자도 없다.

새누리당의 미래는

특히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를 놓고 새누리당은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도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는 부적절하다. 황교안 권한대행과 더불어 도매급으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이 그나마 10%대 중반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것도 황교안 권한대행 덕분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출마 여부에 대해 불투명하게 나오면서 황교안 권한대행이 새누리당 소속 대선 주자로 나설 수도 있다고 판단한 보수층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새누리당 지지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고 있다. 기자들이나 야당 정치인들이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출마 여부를 꾸준하게 물어봐도 대답을 하지 않고 미소만 띄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에 나온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새누리당 지지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의 남은 전략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면 새누리당은 기사회생하는 것이고, 또한 대선 역시 올해 12월로 옮겨지기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재정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게 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태극기 집회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새누리당 지도부도 이에 대해 특별하게 제지하지 않고 있다. 겉으로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태극기 집회 참여에 대해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는 것이다.

바른정당의 운명은

그렇다고 바른정당이라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정의당에게도 밀린 지지율을 보면 바른정당은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정의당에 비해 의석수가 많기 때문에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는 것이지 의석수가 원내교섭단체 이하로 떨어지면 언론의 주목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바른정당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너무 매달렸다.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바른정당 지지율도 동시에 하락했다. 즉, 바른정당이 현재 대선에 대한 전략이 사실상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있지만 그들은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바른정당 자체가 굳건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대로 간다면 사실상 몰락할 수도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결국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이나 내놓을 수 있는 전략은 대연합이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전략은 보수대연합이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대선을 앞두고 통합을 해서 보수층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야당과 맞서기 위해서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계속해서 보수대연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갈등을 보여왔던 두 정당이 하나로 뭉쳐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하나로 통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은 그나마 선택지가 넓다. 새누리당과 통합을 할 수도 있지만 국민의당과도 통합이나 연대 가능성이 열려있다. 바른정당은 대선 경선을 하루라도 빨리 치루고, 다른 정당과의 연대 등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체성 없는 대연합이 과연 의미가 있겠냐라는 것이다. 단순히 강한 야당을 견제하기 위한 연대 이외에는 아무런 정치적 비전도 정책도 비슷한 것이 없다. 때문에 제3지대 연대를 한다고 해도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