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남은 대선 향후 관전포인트 살펴보니

갈 곳 잃은 보수층, 그들의 선택은

2017-04-09     장승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뉴시스

반기문·황교안·안희정 향했던 보수층, 안철수로
대구·경북, 60대 이상에서 초강세 보이고 있어

홍준표 활동 본격화·맷집은 과연 얼마나
네거티브 들어가면 지지율 추이 알수없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갈 곳 잃은 보수층이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가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인해 보수층은 갈 곳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로, 안희정 충남지사로 이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옮겨갔다. 이 갈 곳 잃은 보수층이 안철수 후보에게 안착을 하느냐 또 다른 새로운 대안을 찾아 떠나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선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보수층은 갈 곳을 잃었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급락했고, 급기야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으로 분당됐다. 갈 곳 잃은 보수층은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에 안착하지 못했다. 바른정당이 가칭 개혁보수신당으로 바른정당을 창당할 준비를 할 때 지지율 15%를 돌파하는 등 바른정당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그것도 반짝 특수였다. 곧바로 바른정당 지지율은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보수층은 갈 곳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반기문 전 총장이 중도사퇴를 하면서 다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로 옮겨갔다. 그러나 황교안 권한대행도 대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안희정 충남지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안희정 지사가 대선 경선에서 패배를 하면서 이제는 안철수 후보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의 견인차가 됐다. 갈 곳 잃은 보수층이 돌고 돌고 돌아서 안철수 후보에게 향한 것이다.

갈 곳 잃은 보수층

이제 한 달 남은 대선 상황에서 이 갈 곳 잃은 보수층이 안철수 후보에게 안착하느냐 아니면 또 다른 새로운 대안을 찾아 떠나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 정국이 완전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면 이 보수층의 특성을 자세하게 살펴야 한다. 해당 보수층은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60대 이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특정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약하다. 때문에 여기저기 옮겨온 것이다. 또한 앞으로 몇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본격적인 선거활동이다. 또 다른 하나는 국민의당 존재감이다. 나머지 하나는 네거티브 공방이다. 

홍준표 후보는 9일 현재 경남도지사 직책을 맡고 있다. 하지만 10일이 되면 대선 주자로 본격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안철수 후보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상당히 가파른 지지율 상승이 이뤄졌는데 홍준표 후보가 아직 대구·경북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홍준표 후보가 본격적인 선거활동에 돌입하게 된다면 현재 지지율 한 자리 숫자가 두 자리 숫자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대구·경북에서도 홍준표 후보를 주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안철수 후보에게 상당한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홍준표 후보를 상대로 보수 진영에서 경쟁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홍준표 후보는 정치9단이기 때문에 홍준표 후보와 상대로 과연 얼마나 자신 있게 버틸 수 있느냐도 가장 큰 숙제이다. JTBC 뉴스룸 진행자인 손석희 앵커도 홍준표 후보에게 쉽지 않은 인터뷰를 진행했을 정도로 홍준표 후보의 능수능란함은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보다 확실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하지만 홍준표 후보를 상대로 과연 얼마나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수층 안착시켜라

또 다른 변수는 국민의당 존재감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급상승하는데 국민의당도 물론 급상승 중이지만 안철수 후보를 뒤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이는 결국 안철수 후보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국민의당이 호남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만약 호남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기 시작한다면 대구·경북 민심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미지수다.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가 되면 박지원 대표가 상왕이 된다’고 발언한 것도 일종의 지역주의를 건드린 발언이다. 대구·경북 민심에게 안철수 후보 찍으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결국 안철수 후보를 뒤에서 조정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는 호남 정권을 탄생하게 만든다는 일종의 지역주의 메시지다. 이것이 만약 대구·경북에 상당한 바람이 된다면 안철수 후보는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결국 안철수 후보는 과연 국민의당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기로에 놓인 상태다. 그렇다고 도움을 받지 않으면 조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국민의당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남은 변수는 네거티브 공방에 의한 맷집이다. 어떤 선거이건 네거티브를 근절할 수는 없다. 후보 검증이라는 명분을 내걸지만 사실상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오차범위 내에 초접전을 벌이게 된다면 네거티브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네거티브를 제대로 막아내려면 역시 맷집이 좋아야 한다. 맷집이 좋다는 것은 충성도가 높은 지지층이 굳건하게 버텨줘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 2012년 대선 당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공격을 받았다. 친문 패권주의 등으로도 계속 공격을 받았고, 최근에는 아들 채용 특혜 논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 음주운전 은폐 논란 등이 불거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의혹 공세가 있어도 문재인 후보 지지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철옹성 같은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는 ‘대깨문’이 있다. ‘대X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지지층의 충성도가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은 과연 얼마나 충성도가 있느냐는 문제가 남았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보다는 충성도가 약한 것이 사실이다. 의혹 몇 번 계속 강타하면 지지층이 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불거진 조폭, 신천지 논란에 천안함 인증샷 등은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만들 수도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이 지지층을 하루라도 빨리 안착시켜야 하는 것이 안철수 후보의 숙제이다.

안철수의 숙제

또 다른 하나는 정책이다. 안철수 후보가 아직 정책을 전부 내놓은 것은 아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은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보수와 진보를 다 아우르고 있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지만 그 지향점은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가 본격적으로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는다면 과연 이 지지층이 얼마나 붙어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를 들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찬성을 언급하게 되면 진보 지지층은 떨어져 나간다. 거꾸로 반대하면 보수층이 떨어져 나간다. 즉, 안철수 후보로서는 상당한 딜레마를 갖고 있다. 결국 보수층이 앞으로 어디로 옮겨가느냐가 이번 대선 판도의 최대 변수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보수층의 향후 향배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