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포스코대우, 천연 열대림 파괴해 팜유 생산”

2017-06-21     전소영 기자
▲ 포스코대우 소유 PT.BIA 팜유 농장 <사진 제공 = 환경운동연합>

지속 가능한 팜유 생산 확대 흐름 역행
주요 팜유 구입처들까지 등돌리고 있어
포스코대우 “법규 준수해 팜유 농장 개발”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포스코그룹 포스코대우가 운영하는 팜유회사 ‘PT. 바이오 인티 아그린도(PT.Bio Inti Agrindo, 이하 BIA)’가 팜유 생산 및 판매를 앞두고 천연 열대림파괴로 국제적 논란에 휩싸였다.

BIA는 이전에도 환경파괴로 국제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은 바,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단체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BIA가 팜유의 원재료인 기름야자나무 재배를 위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열대우림을 계속해서 파괴해왔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BIA는 2012년 팜유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약 26500ha의 숲을 정리했다. 2015년 9월부터 2017년 4월사이 약 9900ha의 산림이 정리됐으며 이중 2400ha는 불과 4개월이라는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정리된 숲의 상당 부분은 보호가치가 높고 멸종위기종의 서식지인 ‘일차림(인간간섭 혹은 자연 재해에 의한 교란 흔적을 보여주는 종 조성을 포함하지 않는 자연림)’에 해당된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산림부 지도에도 BIA 부지 절반에 가까운 1만5800ha가 일차림에 포함된다고 명시돼있다.

▲ PT.BIA가 파괴한 산림을 보여주는 최근 위성사진 <사진 제공 = 환경운동연합>

사실 BIA의 환경파괴 논란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9월 국제환경단체 마이티어스(Mighty Earth)와 연구 자문 업체 에이드인바이러먼트(Aidenvironment)의 공동 조사 결과, BIA가 산림 정리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토지 정리를 위해 체계적으로 방화해왔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5년 9월과 10월에 관측된 158개의 화재 지점이 연초에 벌목된 지역에 집중된 점이다.

토지 정리를 목적으로 한 방화는 쉽고 값싸지만 심각한 연무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

무분별한 산림파괴는 전 세계 주요 팜유 구입처에서 채택하는 ‘산림파괴 금지 정책(No Deforestation Policy)’과 산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기름을 생산하는 지속 가능 팜유를 확대하자는 취지의 ‘지속 가능한 팜유 라운드 테이블(RSPO)’ 협약에 위반된다.

국제적으로 다수의 팜유 업체는 지속 가능한 팜유 생산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 채 산림파괴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BIA에 주요 팜유 구입처들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티어스가 약 50여개의 주요 무역업체와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BIA로부터 팜유를 공급받는 회사는 한 군데도 없으며 20개가 넘는 회사에서는 BIA가 산림파괴 금지 정책을 채택하고 준수할 때까지 공급처나 투자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연기금도 지난해 8월 17일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환경파괴 위험’을 이유로 포스코대우를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BIA가 국제사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산림파괴를 지속한다면 세계 시장에서의 도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포스코대우 “무분별한 산림파괴 아냐”

이와 관련해 포스코대우 측은 고의적 방화로 농장을 개간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인도네시아 중앙정부, 파푸아 주정부 법규를 준수해 팜유 농장을 개발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2015년에 발생한 화재는 당시 기후 이상으로 인도네시아 전 지역에서 화재가 일어났다”며 “자사 사업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진압을 하려고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고 화재로 회사 측에도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차림파괴 논란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여러 차례 실시해 보호가치가 높은 지역과 야생동물 서식지는 제외 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RSPO 등의 인증을 진행 중에 있으며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서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며 “인증 절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