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與 공세에 열 올리는 자유한국당, 지지율 고민은 여전

文-與 지지율 하락에 공세 몰아치는 자유한국당 반사이익은 미비…늘어난 무당층 흡수는 못 하고

2018-08-14     남정호 기자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지난 대선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드루킹 특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비판, 북한 석탄 수입 논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론 비판 등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공세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8월 2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58.1%와 40.6%를 기록하며 정권교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지난 6.13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됐다. 6.13 지선이 열린 6월 2주차 주간 집계에서 75.9%를 기록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번 8월 2주차에서는 58.1%로, 17.8%p 하락했다. 민주당 역시 지선 직후(57.0%)에 비해 16.4%p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한 반사이익은 거의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이슈몰이 나선 자유한국당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선 참패 이후 이를 수습할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분위기 반전은커녕, 극심한 당내 계파 갈등만 노출했다.

그러나 지난 7월 25일 김병준 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혁신비대위가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간 이후, 자유한국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전면 공세에 나서며 존재감을 높였다.

김병준 위원장은 국가주의 논란을 띄우며 공세의 최선봉에 나섰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은 드루킹 특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비판, 북한 석탄 수입 논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론 비판 등에 적극 뛰어들며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 건국절 논란을 꺼내 들며 세력 응집을 노리고 있다.

특히 북한 석탄 수입 논란에 대해서는 당내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 규명 특별위원회까지 꾸려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국주도권을 쥐기 위해 파상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준 비대위원장 ⓒ뉴시스

지지율 반사이익 못 얻는 자유한국당

이처럼 각종 이슈로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서며 이름값을 올리고 있는 자유한국당이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의 8월 2주차 주간 집계를 살펴보면 자유한국당은 19.2%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6.13 지선이 열린 6월 2주차에 기록한 17.6%와 비교하면 1.6%p 상승한데 그친 수치다. 이를 두고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폭에서 별다른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기간 16.4%p 하락한 민주당의 지지율은 정의당(7.3%p↑)과 무당층(9.2%p↑)으로 흡수됐다. 이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이 진보층과 중도층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진보층(74.6%→57.6%, 17.0%p↓)과 중도층(55.0%→38.9%, 16.1%p↓)의 이탈에 영향을 받았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변화는 중도층(15.9%→18.8%, 2.4%p↑), 진보층(3.8%→5.3%, 1.5%p↑)에서는 소폭 늘었으나, 되레 보수층(55.0%→46.4%, 8.6%p↓)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곧 자유한국당이 중도와 진보층을 흡수하지 못했고, 오히려 이탈한 보수층이 무당층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9.2%p 상승한 무당층은 보수층(8.1%→18.2%, 10.1%p↑), 중도층(8.9%→18.8%, 9.9%p↑)에서 큰 증가폭을 보였다.

“비대위 체제, 국민 신뢰할 수준의 차별화 못 보여줘”

이처럼 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에서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전임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비교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준의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데, 이 부분들이 언론이나 정당을 통해 확대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의 공세에)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겠다”면서도 “민주당에서 빠진 무당층은 증가했지만, 이를 흡수하지 못 하고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과 차별화하고 있긴 하나, 국민이 신뢰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지선 참패 직후에 국회서 무릎을 꿇고 혁신에 대한 약속을 하긴 했는데 실제로 뭐가 달라졌는지를 국민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환골탈태에 준하는 인적 쇄신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 특활비 문제만 해도 진보-보수 진영 간 대립이 있는 이슈가 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고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슈”라며 “그런데 민주당과 함께 자유한국당 역시 이 문제를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현재 자유한국당에 대해 국민이 믿음을 갖기에는 이전과 별반 차이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리얼미터의 8월 2주차 주간 집계는 CBS의 의뢰로 지난 6~10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만9522명에 통화를 시도, 최종 2510명이 답해 6.4%의 응답률을 나타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