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파트너스, 아트라스BX에 임시주총 소집요구…“주가 상승 막으려 배당 축소”
'주주환원 확대' 중간배당 도입·감사위원 선임 안건 제의 "현금성자산 쌓여가는대 주가상승 막기위해 배당 축소"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밸류파트너스)가 한국타이어그룹 계열 아트라스BX를 상대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23일 밸류파트너스와 소액주주는 오는 8월 16일 아트라스BX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임시주주총회 주요 안건은 중간배당 도입과 감사위원 선임이다.
밸류파트너스 측은 아트라스BX가 주가상승을 막기위해 현금성자산을 과도하게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주주환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중간배당 도입을 주장했다.
밸류파트너스 관계자는 “아트라스BX의 경우 중간배당 도입을 통해 배당금을 높일 경우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의미 있게 높일 수 있고 높은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반대로 현금성자산을 현재와 같이 비합리적으로 쌓아만 놓는다면 현금성자산 때문에 ROE가 계속 크게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밸류파트너스는 아트라스BX의 올해 6월 말 기준 순현금성자산은 자기자본 대비 55%로 높으며, 이대로라면 조만간 그 비율이 80%에 달해 비정상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트라스BX는 약 2700억원에 달하는 현금으로 자사주를 지난 2016년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매입해 보유현금을 대부분 소진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영업활동을 통한 잉여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으로 소진됐던 회사의 보유 순현금성 자산 잔고는 지난해 말 1239억원에서 올해 6월말 153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한 아트라스BX의 주당순이익은 2015년 5972원, 2016년 9856원, 2017년 1만1180원으로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주당 배당금은 2015년 700원에서 2016년 300원으로, 지난해 400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배당성향은 2015년 12%, 2016년 2%, 2017년 3%로 크게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주당순이익은 6108원으로 전년동기 4661원 대비 31% 증가했지만 최근 기조를 감안하면 배당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밸류파트너스 관계자는 “주주에게 배당 가능한 현금성자산은 쌓여가고, 주당순이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을 막기 위해 배당을 크게 축소했다”며 “이는 대주주 꼭두각시 역할을 하는 경영진과 이사회가 소액주주를 공개매수 진행과정에서 헐값에 축출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줄인 것으로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주가 상승을 막았던 중요한 이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번 임시총회에서 경영진과 이사회를 견제할 감사위원의 선임도 요구하고 나섰다. 밸류파트너스는 관계자는 “대주주 꼭두각시 노릇을 하면서 소액주주를 희생시켜 대주주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현 경영진과 이사회를 감시하고 견제하고자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공석 중인 감사위원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아트라스BX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은 대주주 측이 선임하려던 감사위원 2명을 투표(찬성 18.7%, 반대 46%)를 통해 부결시킨 바 있다. 이후 법원에 소액주주가 공석 중인 감사위원 선임 요청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결국 주주총회에서 부결시킨 대주주 측 감사위원 1명을 선임했다.
한편, 아트라스BX는 지난해 자진 상장폐지 계획을 밝히면서 밸류파트너스를 비롯해 소액주주와 갈등을 벌여왔다. 아트라스BX가 상장폐지 요건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사측이 헐값에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반발했다.
아트라스BX는 최대주주가 한국타이어그룹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31.13%)이지만 사실상 오너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23.59%,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19.34%,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19.91% 등 총수일가가 73.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아트라스BX 대주주가 막대한 이익을 얻기 위해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입히는 불공정한 방식으로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주식분할을 위한 정관 변경과 자사주 소각,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요구하는 주주총회소집을 추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