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내부서도 옵티머스 사태 대응 비판…노조 “사측 무능·무책임 일관”

NH투자증권 노조 “사측 경영진, 직원과 고객 외면하고 있어” 투자자들 “직원들이 우리 뜻 받아들여vs진정성 보이지 않아”

2020-07-15     이세미 기자
지난 14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NH투자증권지부가 NH투자증권 본사 1층 로비에서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해결 쟁취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 투자자를 위한 보상안 결정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 가운데 PB들을 비롯해 관련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책마련 촉구에 나섰다. NH투자증권 직원들은 사측이 직원과 고객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4일 NH투자증권 본사 1층 로비에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NH투자증권지부 4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해결 쟁취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해당 직원들은 옵티머스 사태 발생 후 사측이 대책마련에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피해 투자자들은 물론 옵티머스를 판매한 직원들까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NH투자증권지부는 지난 6월 29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7월 7일부터는 본사 로비에서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다.

현재 노조 측은 △옵티머스 사태 해결 및 피해고객 대책 수립 △고객과 직원 모두 납득하는 최선의 보장조치 결단 △판매직원도 피해자로서 상품판매를 이유로 일체의 불이익은 용납안되며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옵티머스 투자자들 사이에선 NH투자증권이 100%보상하지 않을 경우 해당 펀드를 판매한 PB들도 같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일부 투자자는 PB가 옵티머스 펀드를 불완전판매했다고 주장하며 펀드를 안내받을 당시 PB의 음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PB들도 현재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PB들이 올해 초 옵티머스펀드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 사측에 건의했고, 이에 지난 5월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이사를 사내방송에 출연시켜 안심시켰다며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억울한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날 노조 측은 “사측이 아직도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라는 명목으로 시간을 끌고 있어 직원들이 고객들의 항의를 온몸을 받아내고 있다”라며 “회사의 정책방향에 따라 고객을 위한 과정가치 영업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 고객들의 신뢰 재구축을 위해 고객과 함께 동행할 것이니 정영채 대표이사는 책임을 지고 피해고객 보상을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최대 판매사로 그 비율이 88%에 달한다. 이 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보상안 마련에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지부 김준완 지부장은 “정영채 사장이 취임 이후 내내 강조하던 경영 핵심가치 ‘고객중심의 과정가치’를 정말 실천하고자 했다면 우리만 믿고 소중한 재산을 맡긴 고객들과 직접 만나 진상규명을 하고 진정성 있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우리 증권 노동자들이 피해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마련을 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자산 보호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유동성공급 지원안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노조의 집단항의에 대해 PB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투자자들의 입장을 잘 받아들여 안심이라는 반응과 한편으론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 펀드의 문제점을 인지 했었음을 밝힌만큼 NH투자증권을 비롯 PB들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며 똑같이 투자자를 속인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노조원들이 투자자들에게 고소를 당하면 피곤해지니 보상안 마련 촉구를 하는 것 같은데 ‘전액지급’에 관한 문구가 없어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옵티머스펀드가 국공채에 95% 들어가고 나머지는 5%는 현금운용을 한다는 PB의 말을 듣고 서명을 했는데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았나. 이것은 엄연한 사기인만큼 PB들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투자자들은 15일 옵티머스자산운용 앞에 모여 NH투자증권의 피해자 보상안 마련을 촉구하는 첫 시위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