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김부겸·박주민 3파전, 민주당 전대 주요 변수는

흥행몰이에 나선 민주당, 지지율 하락 극복하나 이낙연 vs 김부겸 vs 박주민, 양강에서 3파전으로 친문 지지층의 여론 향배에 따라 선거결과 달라져 박원순 수사 결과에 따라 전당대회는 결정되고 무공천 논란은 후보들의 가장 핫한 이슈로

2020-07-26     한정욱 기자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29 전당대회에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세 명이 민주당의 미래를 짊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민주당 당원들은 이 세 후보의 면면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어떤 후보가 당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것인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더욱이 180석을 얻자마자 찾아온 위기를 어떤 식으로 돌파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는 당초 2파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박주민 의원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과 함께 3파전이 됐다. 세 후보는 저마다 자신의 장점을 내세워 표심 잡기에 들어갔다. 민주당으로서는 내년 4월 재보선과 2022년 대선 그리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 대표 선출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동반 하락하면서 새로운 지도부가 어떤 지도부냐에 따라 지지율 하락이 멈춰질 것인지 여부가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세 후보 모두 자신이 당 대표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후보의 ‘대세론’, 김 전 의원의 ‘임기 완주’ 그리고 박 의원의 ‘젊은 패기’가 모여 전당대회의 열기를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이 의원은 그동안 각종 현안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이로 인해 신사적 이미지를 너무 강조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 대표 주자이기도 하지만 차기 대권 주자인 이 의원이 너무 현안에 대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의원은 앞으로 당 대표가 된다면 또 다른 이낙연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사실 이 의원은 국무총리 시절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송곳 같은 질의에도 신사적 이미지를 갖고 충분히 헤쳐 나갔다. 하지만 의원이 된 이후 각종 현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너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그에 따른 실망감이 컸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당 대표가 된 후에는 다른 이낙연을 보여준다고 하면서 대세론을 확실하게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무공천 논란이 일어나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서 비판을 가하는 등 최근 들어 현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 전 의원은 노무현 정신 등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내 친문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김 전 의원은 계속해서 호남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광주 무등산에 조성된 ‘노무현길’을 찾는 등 바쁜 행보를 보였다. 그것은 대구 출신인 김 전 의원이 전남지사를 지낸 이 의원을 꺾기 위해 호남 표심에 호소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인 3색

박 의원은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주로 언론인터뷰나 SNS 등을 통해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대면접촉보다는 공중전을 통해 이름을 알려서 선거에서 승리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이후 정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쇄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처럼 세 후보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강조하면서 이제 전당대회는 한 달 정도 남아있다. 이런 이유로 각종 변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가장 첫 번째 변수는 최고위원에 누가 앉느냐는 것이다. 최종 5명이 뽑는 선출직 최고위원 경선에 노웅래(4선) 이원욱(3선) 김종민(재선) 소병훈(재선) 신동근(재선) 이재정(재선) 한병도(재선) 양향자(초선)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과 정광일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 대표 등이 출마했다. 

이 중에서 당 대표와 얼마나 협력관계를 유지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다시 말하면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 중 어느 당 대표 후보와 얼마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최고위원 후보 중에 누가 최고위원으로 올라가느냐에 따라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도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이 의원이나 김 전 의원, 박 의원 모두 최고위원으로 누가 될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에는 더욱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 의원이 대권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만약 당 대표가 됐다고 해도 내년 3월 10일 전에 그만둬야 한다. 하지만 최고위원은 2022년 8월까지 임기가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이 의원의 입장에서는 차기 대권까지 바라봐야 한다면 최고위원에 누가 되느냐도 중요한 문제이다.

또 다른 변수는 친문 지지층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이다. 이 의원이나 김 전 의원 모두 친문 인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친문 지지층이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였다. 여기에 박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를 하면서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박 의원이 세월호 변호사이면서 친문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만약 양자구도였다면 김 전 의원이 다소 많은 표를 받았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박 의원이 출마를 하면서 친문 지지층이 박 의원으로 쏠리게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당대회에 흥미를 잃었던 친문 지지층이 전당대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전당대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됐다.

지지율 추이 역시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위기의식이 팽배해있다. 이런 위기의식이 전당대회에서 어떤 표심으로 작동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만약 위기의식이 팽배하게 된다면 대세론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위기의식이 쇄신 요구로 이어지게 된다면 개혁적인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8월 한달 동안 민주당의 지지율이 어떤 식으로 변화를 할 것인지에 따라 어떤 후보가 유리할 것인지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변수는 온라인 투표다. 이번 전당대회도 다른 전당대회에 마찬가지로 온라인 투표를 하게 된다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이는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당원들이 전당대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에 따른 선거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온라인 투표가 얼마나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워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선거운동도 밀접접촉 등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온라인을 통해 선거운동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계파 움직임에 주목

그 다음 변수로는 차기 대권 주자이거나 차기 대권 주자였던 사람들의 계파 움직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심 결정을 받으면서 날개를 달게 됐고, 이재명계가 당내에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정치권에서 친이재명계는 정성호, 김영진, 김병욱, 이규민 의원 등을 꼽는다. 이들이 어느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당대회의 운명이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박원순계는 박홍근, 남인순, 기동민, 진성준 의원 등을 비롯해서 김원이, 민병덕, 윤준병, 천준호, 허영, 의원 등 초선들이 대거 가세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이 사망하면서 이들은 갈 곳을 잃게 되면서 이들의 표심 역시 어디로 향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박 전 시장의 수사 결과이다. 박 전 시장에 대한 성추행 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인해 수사를 하기 쉽지 않지만 수사 내용 유출을 놓고 수사를 하기 때문에 성추행 여부는 이 수사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이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했다고 수사 결과 발표가 된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은 상당히 거셀 것으로 예측된다. 당장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를 빌미 삼아 민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역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 전 시장 역시 성추문에 휘말리면서 곤혹스런 상황인데 수사결과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면 더욱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거꾸로 만약 수사 결과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나 성희롱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약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은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박 전 시장의 성추문 의혹으로 인해 민주당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전당대회에도 상당한 찬물을 끼얹고 있는데 만약 수사결과 입증이 약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면 전당대회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내년 4월 재보선에서 공천을 할 것이냐 여부도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일찌감치 전당원에게 투표로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데 이어 이 의원과 박 의원 역시 전당원 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당 대표 임기와 맞물리게 된다면 선거운동 기간 중 치열한 공방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전 의원이나 박 의원은 이 의원을 향해서 내년 3월 10일 이전에 당 대표직에서 사퇴를 하게 된다면 무공천 결정은 그 이후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한다. 하지만 이 의원은 당 대표직을 사퇴하더라도 그 이전에 무공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무공천 여부 결정 시기를 놓고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무공천 여부가 전당대회의 핵심 변수 중 하나로 급부상한 것이다. 대세론인 이 의원은 다소 여유를 부리고 있지만 김 전 의원이나 박 의원은 바짝 추격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벌써부터 세 후보는 무공천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의원은 오는 12월께 무공천 여부를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자는 입장이고, 김 전 의원과 박 의원 역시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당원 투표로 무공천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당원들이 얼마나 동의를 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당대회의 결과도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막말도 변수

또 다른 변수는 ‘입조심’이다. 선거 때만 되면 막말 변수가 튀어나오기 때문에 입조심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막말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실수라도 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파장은 상당히 거세다. 특히 박 전 시장의 사망과 관련해서 말실수라도 하면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후보로 낙인 찍히게 되면서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박 전 시장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가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여성계의 마음을 잘못 건드릴 경우 그에 따른 파장이 상당히 거세기 때문에 박 전 시장의 죽음과 관련해서 후보들이 말을 아끼고 있는 편이다.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그런 기분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전당대회가 한 달 정도 남았지만 상당히 많은 변수가 나타나면서 전당대회는 더욱 흥미진지해지고 있다. 특히 박 의원의 출마선언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왜냐하면 양강구도로 고착화되면서 관심도가 상당히 떨어졌는데 박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관심도가 다시 높아졌다. 이로 인해 투표율도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면서 새로운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 출현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도 높다. 176석의 거대 정당을 이끌 차기 지도부이기 때문에 100만 권리당원과 400만 일반당원의 관심이 높은 것도 현실이다.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차기 대권과 지방선거가 결정되기 때문에 권리당원이나 일반당원 모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