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 직원 고소한 홈플러스 규탄…사측 “의도적 갈등 부추기기” 반박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홈플러스 월곡점에서 불거진 직장 내 갑질 문제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조는 홈플러스 측이 갑질 가해자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데다,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직원들을 되려 고소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홈플러스 측은 오히려 노조 측에서 고객 쇼핑공간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위력을 행사했다며 의도적 갈등 부추기기를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23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서울본부(이하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월곡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방치하고 적반하장으로 직원을 고소했다”며 “이는 명백한 피해자 감싸기이자, 2차 가해인 만큼 노조는 사측이 갑질 관리자를 퇴출하고 사과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월 월곡점 이커머스 부서 관리자인 가해자는 직원들의 식사·휴게시간에 업무를 지시하고, 산업안전보건 교육시간 허위 서명을 받은 후 그 시간에 일을 시키는 등 갑질 행위를 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시행한 후 지난 6월 홈플러스에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본사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면서도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아울러 노조는 현재 괴롭힘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홈플러스 측은 이를 무시하고 피해 노동자를 돕기 위해 선전전 등 투쟁에 함께 나선 동료 직원들을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갑질 문제가 확인된 4월부터 지속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를 요구했으나 본사는 반년이 다 되도록 외면하고 있다”며 “홈플러스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방치하면서,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선전전에 나선 동료 직원들을 되려 고소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노동부의 ‘직장내 괴롭힘’ 판정에도 6개월째 지속된 홈플러스 월곡점 내 갑질 방치를 노사갈등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점장의 사과와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점장이 가해자를 감싸고 2차 가해를 하고 있지만 본사는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고소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월곡 점장의 사과와 갑질 관리자의 타점 전배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측은 일부 직원의 주장만으로 부서 리더의 타점 발령은 과도한 조치인데다, 되려 노조가 위력을 행사하는 등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는 해당 건에 대해 감사팀을 통한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 후 개인 징계를 내린 상태”라며 “하지만 노조는 관리자와 피해자라 주장하는 인력과의 타 점 분리조치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곡점장이 행위자와 신고자 3인 간 중재를 위해 노력했지만 신고자 3인은 점장과의 면담을 거부했다”며 “오히려 노조는 집회 도중 허가도 없이 영업 중인 매장에 난입하는 등 위력을 행사하고 회사 직원도 아닌 노조간부가 동의 없이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갈등을 부추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행 중인 고소건은 월곡점 건조물 침입 건과 월곡점 이커머스 실장 명예훼손 건으로, 노조의 위력 행사 및 특정인 징계 결과에 대한 동의 없는 설문조사 등으로 인한 것”이라며 “신고자 3인을 비롯한 노조는 의도적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15일부터 홈플러스 월곡점 앞에서 갑질문제 해결을 위한 농성투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