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대기업 총수 주식재산 요동, 카카오 김범수 ‘웃고’ 아모레 서경배 ‘울상’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올해 3분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들어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재산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주식재산이 2조6000억원 이상 증가해 미소를 보인 반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1조7000억원 이상 감소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다만 올 3분기에도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국내 주식 부자 순위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6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국내 50대 그룹 총수의 3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52명의 그룹 총수 중 39명은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그룹)으로 지정한 64곳 중 동일인(총수)이 있는 50대 그룹을 대상으로 공식 총수에서 물러난 이건희 삼성 회장과, 공식 총수는 아니지만 실질적 총수 역할을 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포함했다.
39명의 총수들의 올 초(1월 2일) 전체 주식평가액은 57조 6150억원, 3분기 말(9월 29일)에는 63조 1913억원으로 5조 5763억원(9.7%) 늘어났다. 같은 기간 총수 39명 중 17명은 주식재산이 불었지만 22명은 감소했다.
그 중 카카오 김범수 의장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김 의장은 카카오 주식 1250만 631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3분기 말 주식평가액은 4조 5564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 연초 1조 9067억원보다 주식재산이 2조 6497억원(139%↑)이나 증가한 것이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도 2조 7015억원에서 4조 7295억원으로 주식재산이 2조 279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서 회장의 3분기 주식가치는 6월 말에 기록한 5조 8458억원보다는 1조원 넘게 낮아졌다.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1조 56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외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6987억원, 현대차 정의선 수석 부회장 5769억원으로 5000억 원 넘게 주식재산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주식재산은 1조 7969억원이나 주식평가액이 낮아졌다. 올해 초만 해도 서 회장은 보통주 보유 주식으로만 4조 9975억원으로 50대 그룹 총수 중 세 번째로 주식재산 규모가 컸지만 9월 말에는 3조 2006억원으로 7위로 밀렸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 두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낮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 최태원 회장도 주식재산이 7712억원 하락했다. 이밖에도 신세계 이명희 회장 5586억원,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4706억원,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3138억원 등 주식평가액이 하락했다.
이중 신세계 이 회장과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면서 주식재산이 크게 낮아진 경우다.
한편, 올 3분기 말 기준 총수 중 주식갑부 1·2위는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차지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9월 말 주식재산은 17조 6117억원으로 주식재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2일 주식평가액 때보다 2316억 원 많아진 금액이다.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은 7조 1298억원으로 연초 때보다 1461억원 줄어들었다.
3위는 4조7295억원의 주식재산을 보유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4위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 서 회장은 연초 총수 주식부자 랭킹 6위, 김 의장은 8위에서 각각 3, 4계단 올라섰다.
5위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4조 3436억원), 6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 7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8위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2조 8037억원), 9위 SK 최태원 회장, 10위 LG 구광모 회장(2조 4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네이버 이해진 GIO(1조 8174억원), CJ 이재현 회장(1조 826억원)도 3분기 그룹 총수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