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성추행 파문, 정의당 PD계열의 몰락

진보 진영 도덕성 타격 입혀, 정의당의 운명은 김종철, 씻을 수 없는 과오 저질러 사과까지 도덕성에 타격 입은 정의당, 어디로 가야 하나 페미니즘 당원들 목소리 점차 높아지고 있어

2021-01-26     홍상현 기자
김종철 정의당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 때문에 당 대표직에서 직위 해제됐고,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장 의원이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김 대표는 일단 형사처벌은 면하게 됐다. 하지만 진보진영의 도덕성에는 큰 타격을 입었다. 정의당은 이제 그야말로 PD(민중·민주파) 계열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이제 페미니즘이 정의당을 휩쓸고 가면서 기성세대인 노동운동계와 청년층의 페미니즘이 본격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은 정치권에 그야말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진보 진영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정의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정의당은 진보 정당의 대표주자로 높은 도덕성을 요하는 정당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뇌물수수 사건 등이나 이번과 같이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정의당은 ‘정의’롭고 깨끗한 순백이어야 했다.

노회찬에 이어 김종철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은 타격을 두 번이나 안아야 했다. 故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 그리고 김 대표의 성추행 파문이다.

이 두 사람으로 인해 정의당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됐다. 당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는 정의당을 해체하고 새롭게 재창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중대한 사안이다. ‘정의당’이라는 이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사건이기도 하다.

다행이 정의당의 대처는 다른 정당보다는 빠르게 이뤄졌다. 김 대표 역시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다. 또한 당 지도부 역시 김 대표의 직위해제 등에 대해 신속하게 결정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낫다’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였다. 민주당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파문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과 비교를 하면 정의당의 행동은 신속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민주당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입은 상처가 쉽게 아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한동안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뼈를 깎는 쇄신을 하지 않으면 정의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정의당이 고민하는 부분도 이런 부분이다. 모든 것을 다 바꾸는 재창당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계의 몰락으로

이번 사건은 정의당을 받쳐왔던 PD계열 즉 노동계의 몰락으로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의당이 국민승리21로부터 시작했지만 그 뒷받침은 87년 민주화운동 이후 노동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면서 그에 따른 노동계가 정당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해서 국민승리21부터 시작해서 오늘날 정의당까지 이르게 됐다.

물론 그 중간에 NL(민족해방)계열 등이 있었지만 이들과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결국 정의당을 만들게 됐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노동계’가 확실하게 장악하게 됐다. 그러나 21대 국회부터 페미니즘이 정의당에 대거 유입되면서 그에 따른 갈등도 상당히 많아지게 됐다.

기득권층은 ‘노동계’ 인사들이 주로 있었다면 젊은 층은 ‘페미니즘’으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이들간의 간격이 넓어지게 되면서 충돌을 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노회찬 전 의원이 사망하면서 노동계의 한축이 무너지게 됐다. 또한 노 전 의원의 비서실장을 해왔던 김종철 대표가 성추행 파문을 일으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노동계가 무너지게 된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의당은 페미니즘 정신으로 확실하게 무장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의 현안보다는 ‘여성’에 집중하는 그런 정의당으로 쏠리게 될 수밖에 없다.

젊은 당원들은 정의당을 향해서 ‘여성’을 존중하는 그런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요구를 할 것이고, 기성 당원들인 노동계 당원들의 목소리는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노동계 당원들은 어디로

결국 정의당은 세대교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노동계 당원들의 목소리는 점차 약화되면서 퇴화될 것이고, 젊은 당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여성 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이야기들이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파문이 단순히 김종철 개인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의당의 지형 자체를 바꿔놓을 공산이 크다.

문제는 기성 당원들 즉 노동계 당원들이 가만히 앉아서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정의당은 갈등으로 충돌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성 정치권과 신규 정치권의 충돌이 일어나면서 정의당은 한동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이는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정의당이 도대체 무엇을 지향하는 정당인지 명확하게 자리매김을 하지 못한 이유 때문이다.

기성 정치권 즉 노동운동에는 이제는 한계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페미니즘에 눈을 돌렸지만 페미니즘이 정의당에 명확히 자리매김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노동계 당원들과 페미니즘 당원들이 충돌하는 양상이 벌어졌고, 김종철 대표 성추행 파문으로 인해 노동계 당원들의 설자리가 점차 줄어들었다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