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추락 국민의힘, 주목할 상황 ‘셋’

추락하는 국민의힘, 원인은 분명 있다 재보선 압승 한 달 만에 빨간불 켜져 사면론으로 대변되는 중구난방 목소리 윤석열 저격, 당내 상황 대변하고 있어 국민의당과의 합당, 지지부진으로 실망

2021-04-29     홍상현 기자
국민의 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임기를 마무리하며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이 4.7 재보선에서 승리를 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지지율 하락을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후 지지율이 하락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재보선 압승한 후 지지율 하락을 하고 있다. 재보선 압승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현재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정도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3일~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4.9% 포인트 하락한 29.1%를 기록했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 사면론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과연 사면론이 그 원인이 되는지는 더 분석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사면론, 과연 지지율 하락 원인

사실 사면론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기 보다는 국민의힘에 내재돼 있던 원인이 사면론을 통해 분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보선에서 승리한 후 자중하면서 여론을 더 살펴야 했지만 재보선에서 압승을 하면서 내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심이 오히려 독이 됐다.

사면론은 그런 과정 속에서 불거져 나온 이야기일 뿐이다. 사면론을 통해 드러난 국민의힘의 내부 사정은 그야말로 국민의힘의 모습을 그대로 대변해준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연인으로 돌아가면서 국민의힘은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졌다. 물론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존재하지만 곧 원내대표 자리에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각종 목소리를 하나로 수렴할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에 당내에서 여러 가지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사면론이었다. 사면론을 통해 국민의힘의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유권자들이 판단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결국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을 하게 만든 원인이 된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게 되는 원인 중 또 다른 원인은 차기 대권 주자의 부존재 속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거리두기이다.

윤석열 저격 목소리까지

국민의힘이 지지율 하락을 하게 된 또 다른 원인은 차기 대권 주자의 부존재이다. 재보선에서 압승을 했다면 그 지지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차기 대권 주자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여론조사에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도 포함되지만 주로 지지율이 한 자리 숫자에 머물다보니 큰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대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국민의힘은 재보선이 끝난 이후 윤 전 총장에 대한 구애를 확실하게 하거나 선을 그어야 했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고, 그 태도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면서 오히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

이런 가운데 김용판 의원이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앞으로 윤 전 총장과의 관계 설정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친박이나 친이 등의 지지층에서 윤 전 총장에게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수사에 대해 사과하라는 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과의 관계 설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차기 대권 주자도 존재하지 않는 이런 국민의힘에게 지지율 하락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안철수와의 애매모호한 관계

또 다른 원인은 바로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재보선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언급했다.

그리고 당시 국민의힘은 당장이라도 합당을 할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해졌다.

그러다보니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국민의당 지지층 그리고 범야권 지지층 모두 피로감이 상당히 많이 쌓이게 됐다.

그런 피로감은 결국 국민의힘을 떠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만약 재보선이 끝나고 난 후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면 지지율 하락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지지부진한 합당 논의로 인해 범야권 지지층이 국민의힘에게 실망을 하게 되고, 그 실망이 국민의힘을 떠나게 만든 것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과연 지지율 반등을 할 수 있느냐 여부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력한 리더십이나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내년 대선 과정에서 주도권을 범야권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규모 탈당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