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돌풍 국민의힘, 과거 남원정과 다른 점은

초선 당 대표론까지...현실화가 관건 당권 도전에 나선 초선, 돌풍 불 것인가 여론조사 비중 높혀야 초선 운신 폭 넓어져

2021-05-14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 김웅 국회의원ⓒ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오는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도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중진들이 속속 당권 도전에 나선 가운데 초선들의 돌풍도 만만치 않다. 초선 돌풍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에서 과거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이 주목받은 것과 또 다른 결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서 초선 돌풍이 확실하게 불어온다면 내년 대선도 노려볼만하는 것은 물론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때문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과연 초선 돌풍이 얼마나 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과거 한나라당에는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등 소신파 모임이 있었고, 그 소신파 모임이 한나라당 쇄신을 이끌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를 만들었고, 박근혜 정부를 만들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이후 새누리당으로 바뀌면서 소위 남원정으로 대변되는 쇄신파 의원들이 사라지면서 새누리당은 급속도로 노후화됐고, 이에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쇠락의 길을 걸어가야 했다.

21대 총선 이후 국민의힘은 초선 의원이 56명을 차지할 정도로 초선 의원들의 숫자가 많다. 그리고 그 초선의원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제2 남원정의 시대가 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광야의 외침 남원정

물론 과거 남원정은 그야말로 광야에서 목놓아 외치는 것이었다. 그들은 항상 한나라당의 쇄신을 위해 외쳤지만 광야의 외침이었을 뿐 중심에서의 외침이 아니었다.

때문에 한나라당을 쇄신하는데는 상당히 많이 모자라는 힘을 가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야에서 꾸준하게 외쳤고, 한나라당을 계속 쇄신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그에 반해 21대 총선 이후 국민의힘은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광야에서의 외침이 아니라 중심에서의 외침이었다.

103명의 국회의원 주 56명이 초선 의원이다. 즉, 절반 이상이 초선 의원이기 때문에 그들이 하나로 뭉치기 시작하면 국민의힘은 초선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움직이는 그런 정당이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계속해서 “당 대표를 초선 의원으로”라면서 초선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웅 의원이 초선으로 처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유력한 당권 주자 사이에서 과연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그런데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초선들의 돌풍이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당 대표를 초선으로

당 대표를 초선으로 앉혀야 한다는 분위기는 김 전 위원장만 내놓은 발언이 아니었다. 당 내에 있는 초선들도 이제 더 이상 중진들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4.7 재보선이 끝난 다음날인 지난달 8일 초선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당이 더 이상 될 수 없다면서 초선 의원들이 당의 중심에 서있겠다고 밝혔다.

그때까지만 해도 최고위원 도전 정도로만 해석됐었다. 하지만 이제는 최고위원이 아닌 당 대표 도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집단지도체제에서 별다른 권한이 없는 최고위원 도전보다는 확실한 권한을 갖고 있는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이 국민의힘을 개혁하는데 있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과거 남원정과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과거 남원정은 광야에서 외쳤지만 현재 초선은 광야가 아닌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들의 당권 도전이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또한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초선의 돌풍을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올드보이 이미지가 각인된 상황에서 초선의 돌풍은 올드보이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초선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초선의원들이 더 이상 광야에서 외치게 할 것이 아니라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만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조직 기반 약해

초선 의원이 56명이 되고, 당권 도전까지 하고 있지만 실제로 당 대표에 앉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초선이라는 한계 때문이다. 중진 의원들은 당에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년을 있으면서 조직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이다.

반면 초선 의원들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다. 지금과 같은 경선 룰에서 당 대표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여론조사 비중을 높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선거인단 70%, 여론조사 30%이지만 여론조사 비율을 더 높혀서 초선 의원들도 당권 도전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록 조직 기반은 약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초선 의원들도 당권 도전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여론조사 비중이 지금보다 높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초선 의원들이 하나로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초선 의원 56명이 초선 의원의 당권 도전에 얼마나 동조하느냐가 초선 당 대표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