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국민의힘, 입당 신경전 줄다리기 시작됐다

尹, 당분간 관망하며 제3지대에서 있을듯 “국민의힘과 가치 공유” 입당 열어놓아 국민의힘 “당장 입당해야” 입당 러브콜 반문 빅텐트, 결국 국민의힘 속으로 입당 시기 놓고 계속 신경전 벌여

2021-06-30     홍상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 진행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과 입장의 궤를 같이 한다고 하면서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당장 입당할 가능성은 열어두지 않았다. 이에 제3지대에서 당분간 관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당장 입당을 해야 한다면서 신경전이 상당히 거세진 모습이다. 이런 신경전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윤 전 총장의 몸값이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떨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9일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출정식은 ‘애매모호’ 그 자체였다. 특히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그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언제 입당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그에 따른 신경전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윤 전 총장은 출마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반문 빅텐트’를 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한 가지 생각, 정권 교체에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반문 빅텐트

윤 전 총장의 해당 발언은 ‘반문 빅텐트’를 치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이 ‘정권교체’라는 단어를 출마선언문에서 7번 사용했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무능한 집권 세력’이라면서 ‘약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역임했지만 그 비판의 강도는 거셌다.

이는 자신은 더 이상 문재인 정부 인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녹을 먹었지만 더 이상 문재인 정부와의 인연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이 밀알이 되겠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빅텐트론을 언급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텐트에 모여야 한다는 것이고, 그 텐트의 중심에는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빅텐트론을 이야기하면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철학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사장에 찾아온 국민의힘 20여명의 의원들을 만나 “망가진 나라를 우리 의원님들과 함께 국민과 함께 바로 세우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대선 경선 차며 여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즉, 국민의힘 입당에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입당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입당 시기 놓고 신경전

이는 입당 시기를 놓고 국민의힘과 신경전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8월말 경선 버스를 출발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경선에 합류를 하기 위해서는 책임당원이 돼야 하는데 그러자면 최소 3개월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 즉, 11월 초에 경선을 치른다는 점을 비쳐볼 때 8월까지는 입당을 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측에서는 8월 입당도 늦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입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가급적 늦게 입당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후 지지율이 어떤 식으로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서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게 된다면 그에 따라 지지율이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 현 지지율을 확고히 굳히는 방향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당 보다는 제3지대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게 된다면 정치적 행보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만약 즉각 입당을 할 경우 정치 활동이 당 테두리 안에 갇힐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당장 정치적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초조

다만 국민의힘으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윤 전 총장이 하루라도 빨리 입당해서 경선 버스에 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경선을 함께 치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당 외곽에서 활동을 할 경우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그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당 안에서 활동을 하게 될 경우 함께 주목을 받기 때문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입당을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입당 시기를 놓고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은 계속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