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꼬리 밟지 말라는 박지원, 그래도 외치는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이 제보 사주 의혹으로 코너 몰렸던 윤석열, 박지원에 역공격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등장하면서 제보 사주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박 원장은 제보 사주 의혹을 제기한 윤 전 총장을 향해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는 경고를 했지만 윤 전 총장 측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박 원장의 정치개입이라고 판단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제보자와의 식사 자리였는지 아니면 제보 사주를 위한 자리였는지는 수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는 박 원장만큼 건드리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 원장이 국정원장 되기 전 국회 안에서 불문율이 있었다. 그것은 박 원장을 절대 건드리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박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별명이 ‘사설 국정원’이었다. 그만큼 정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을 건드리는 정치세력이 있었다면 그에 걸맞는 정보를 언론에 흘려 상대 세력을 꺾는 것이었다.
호랑이 꼬리를 밟았는가
그런 박 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고 경고했다.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이 박 원장의 제보 사주 의혹으로 제기되면서이다.
제보자 조성은씨와 박 원장이 고발 사주 의혹이 보도되기 전에 한 호텔의 식당에서 식사를 한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윤 전 총장 측과 국민의힘은 박 원장과 제보자 조씨와의 관계에 대해 집중추궁하면서 박 원장이 조씨를 사주해서 제보하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과거 국민의당 시절 때에도 인연을 맺어온 박 원장과 조씨이기 때문에 호텔에서 식사를 한 사실만 갖고 제보 사주로 엮기에는 상당한 무리수가 있다는 평가와 함께 국정원장이 제보자와 식사를 한 이후 언론보도가 나갔다는 점에서 제보 사주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으로 코너에 몰린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은 제보 사주 의혹으로 역공을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에 박 원장은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윤 전 총장과 술자리를 자주했다며 자신은 윤 전 총장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자신은 박 원장과 사석이나 공석에서 술이나 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박 원장과 윤 전 총장의 공방으로 격화되면서 야권 내부에서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다. 그것은 박 원장의 능력 때문이다. 과거 국회의원 시절 사설 국정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남들이 갖지 못한 정보를 갖고 상대를 공격하는 일에 능숙했기 때문이다.
정치 29단 박지원, 정치 초년생 윤석열
오죽하면 김종필 전 총재는 정치 9단이지만 박 원장은 정치 29단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박 원장의 정치적 경륜은 상당히 높다. 그러나 국정원장이 되면서 정치 정면에 나서지 않았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추구한다는 국정원의 슬로건답게 박 원장은 국정원장이 된 이후 언론의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
하지만 제보 사주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신은 상당히 억울하다는 듯 언론 인터뷰를 계속하고 있다. 이것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에게 보내는 경고이다.
더 이상 자신을 제보 사주 의혹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현재 국정원장 자리에 있어서 정치적 중립 때문에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하지만, 만약 국정원장 자리에서 내려오고 정치에 복귀를 한다면 그야말로 추풍낙엽 같이 야권 인사들이 줄줄이 꺾여 나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야권 일부 정치인들은 윤 전 총장이나 당 지도부가 너무 나가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도 한다. 박 원장만큼 건드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은 “과거 박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에도 절대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이었다”고 귀띔해줬다.
그만큼 정보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쉽게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명확한 증거를 갖고 제시를 해야지 단순히 제보자와 식사를 했다는 이유로 제보 사주로 엮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성 쟁점, 후폭풍 오나
앞으로의 후폭풍에 대해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국정원장이라는 자리가 결국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과거 현역 시절처럼 상대 세력을 누르는 행위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상대 세력을 누르기 위해 국정원을 동원할 수도 없다. 이런 이유로 박 원장이 으름장만 놓을 뿐이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설령 국정원장 자리에 내려왔다고 해도 비밀을 지켜야 하는 이유 때문에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박 원장을 건드리는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무턱대고 박 원장에 대해 공격을 가하는 것은 야당에게 손해라는 것이다. 그만큼 박 원장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