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이르면 26일 발표…최대 30% 낮출까

홍남기 “유류세 인하 방안 내부적 검토 중…다음주 중 조치” ‘유류세 6개월간 30% 인하’ 제안 나와…홍남기 “다각적 검토”

2021-10-21     박고은 기자
21일 서울 시내의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는 시민들과 유가정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기름값이 오르면서 정부가 물가 인상 우려 등의 이유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류세 인하가 단행된다면 2018년 11월 이래 3년 만이다.

2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가 열리는 오는 26일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세부 시행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유가 대책을 묻자 “유류세 인하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세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유가 전망을 묻자 홍 부총리는 “국제유가가 2018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제가 보기엔 현재 높은 수준의 유가가 금방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며 “국제 유가의 상승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도 오르고, 물가 상승의 압박도 있는 만큼 선제적 대비 차원에서 유류세 인하를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서 의원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한 바 없다고 최근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유류세 인하는 이미 검토해왔지만 확정되기 전에 내용이 나갈 경우 혼란이 있을 수 있어 내부적으로만 검토해왔다”면서 “조만간 결정 내용을 구체적 방안으로 만들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유가가 이미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상황이어서 열흘 이내, 다음 주 정도엔 조치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인하 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018년과 같은 방식으로 리터당 세금을 인하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홍 부총리는 이날 인하 폭과 관련해 “2018년과 같은 방식으로 리터당 세금을 인하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인하율은 몇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2018년 국제유가가 70달러를 돌파했을 당시 11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7%씩 유류세를 인하한 바 있다. 유류세는 탄력세 체계라 30% 이내 범위에서는 국회 동의 없이 정부 시행령 개정만으로 세율을 낮출 수 있다.

국회에서는 유류세를 반년간 30% 인하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작년 세수 기준으로 6개월 간 30%까지 유류세를 인하하면 3조 4000억원이면 된다”며 “15% 인하보다 더 높은 30% 인하로 해도 2018년에 비해 과한 보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6개월 간 30% 인하하면 27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재난지원금과 비슷하다”며 “과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에 대해 “최근 유가 동향이나 물가 수준을 봐서 다각적 검토 중에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최근 휘발유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819원을 기록, 전날보다 4.20원 올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741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