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엔진 조기 연소’ 등 궤도진입 실패 원인규명 본격 착수
【투데이신문 이정훈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1차 발사 실패 원인을 찾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 됐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 연구진은 지난 21일 발사 시도 이후부터 다각도로 궤도안착 실패 원인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항우연은 이날부터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 팔라우 추적소에 설치된 텔레메트리(원격자료수신장비)의 계측 데이터를 취합, 누리호의 실패원인으로 추정된 ‘3단부 엔진 연소시간’의 문제 등의 구체적인 원인을 찾기 위한 비행계층분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메트리는 누리호의 비행 궤적과 상태를 확인하는 장비다. 발사체와 탑재체의 비행 위치, 동작 상태, 온도와 전압 등 세부 특징이 모두 기록돼 있어 발사 후 누리호의 엔진 연소가 조기에 종료된 이유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데이터 분석은 계속 진행 중이고 원인을 찾기 위해 분석하고 있다”며 “몇가지 가설들이 있는데 이것들을 분석해 조사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누리호가 비행과정에서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돼 위성모사체가 고도 700km의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7.5km/s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
항우연의 분석 결과, 누리호는 이륙 후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등이 정상적으로 수행됐으나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엔진이 목표된 521초 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궤도안착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독자개발 발사체의 첫 비행시험으로서 주요 발사 단계를 모두 이행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했음을 확인하는 의의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누리호 1단부는 75톤급 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 돼 300톤급의 추력을 내는 핵심기술이 적용되었으며 발사를 통해 1단부 비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1단과 2단, 페어링, 2단과 3단의 성공적 분리와 점화를 통해 단분리 기술을 확보한 점도 하나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궤도안착에 실패한 이후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2차 발사를 추진키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