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10명 중 1명 “6개월 안에 실직 우려”…건강·동료관계 악화도 ↑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국내 취업자의 근로시간과 노동강도는 개선됐지만 일자리 전망이나 심리적 건강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임금 근로자 10명 중 1명, 일용 근로자 5명 중 1명은 6개월 안에 실직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10일, 제6차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근로환경조사는 유해·위험요인 노출, 노동시간·강도 등 다양한 노동환경 조사를 위해 만 15세 이상 취업자 약 5만명(가구당 1명)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하 코로나19) 확산이 심했던 지난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진행됐으며, 자영업자 1만271명, 상용·임시·일용직 등 임금 근로자 3만8518명, 무급가족종사자 1749명을 포함해 총 취업자 5만538명이 참여했다.
지난 2017년 5차 근로환경조사 때와 비교해 근로자들의 노동강도는 감소했다. 노동강도에 관한 질문에 “빠른 속도로 일한다”는 응답은 25%에서 17%로, “엄격한 마감시간을 요구한다”는 응답은 25%에서 18%로 각각 줄었다. “나는 항상·대부분 감정을 숨기고 일해야 한다”고 응답한 취업자는 40%에서 38%로 낮아졌다.
주 52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응답은 2017년 21%에서 2020년 13%로 대폭 감소했으며, 야간·주말 근무 비율도 51%에서 43%로 줄었다. 이에 대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측은 “주 52시간제가 지난 2018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장시간 근로 관행이 일부 개선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동 환경은 개선됐지만 나머지 조사 항목인 근로자들의 △직업에 대한 전망 △주관적 건강 상태 △업무 소통 등은 상대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전망 평가에서 긍정 평가는 40%에서 35%로 감소했고, 6개월 내 실직에 대한 우려는 10%에서 12%로 소폭 증가했다. 특히 6개월 내 실직 우려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임금 근로자 층에서 10%로 직전 조사와 동일했지만, 일용 근로자 층은 10%에서 22%를 기록하며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 상태 문항에 대한 긍정적 응답 비율도 73%에서 69%로 감소세를 보였다. 관련한 지표인 ‘WHO-5 웰빙 지수’도 59점에서 57점으로 낮아졌다.
더불어 업무에 있어 동료의 도움이나 상사의 지지를 받았다는 응답은 각각 69%에서 60%으로, 64%에서 58%로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로 소통이 줄어든 점과 개인화, 경쟁의 심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연구원 측은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