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참사 다룬 ‘공기살인’, 우리의 이야기”

[현장취재] 지난 8일 <공기살인> 시사회·기자 간담회 열려 17년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들의 이야기 가습기살균제 사건…최악의 화학 참사로 알려져 조용선 감독 “다시는 이런 영화 나오지 않길 바라”

2022-04-11     박세진 기자
ⓒTCO㈜더콘텐츠온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의 실체와 더불어 17년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와 증발된 살인자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사투를 그린 영화 ‘공기살인’ 시사회가 열렸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 진행된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첫 공개된 ‘영화 공기살인’은 가습기살균제 실화를 옮긴 작품이다. 이날 시사회에는 조용선 감독과 배우 김상경, 이선빈, 윤경호, 서영희가 참석했다.

작품의 배경이 된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폐질환 피해자 백만여 명이 속출한 생활용품 중 화학물질 남용으로 인한 세계 최초의 환경 보건 사건으로 기록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로 알려져있다.

가습기살균제라는 형태의 제품은 전 세계 최초이면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에서 출시·유통 돼 약 1000만 통가량 판매되는 등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이후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에 대한 제재나 피해자에 대한 구제 대책은 제자리 걸음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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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감독은 이날 시사회에서 “죄송한 마음이 일부분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긴 시간 벌어진 사건이라 영화 속에 모두 담기엔 시간이 짧았다”며 “피해자분들이 부족하게 보실까 걱정이 되고, 다시는 이런 영화가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살인이라는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6년”이라며 “해당 사건에 대해 알면 알수록 분노했고,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 ‘화려한 휴가’, ‘1급비밀’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린 김상경은 “오랜만에 좋은 일을 한 느낌”이라며 “시나리오를 받을 때, 운명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 사건과 관련된 분, 피해자나 피해가 가족분들 등 그들의 아픔을 어떻게 하면 전달 할 수 있을까에 주안점을 뒀고, 이젠 관객 분들도 이에 동참해 주시길 희망한다. 여러분들의 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선빈도 “대본을 열어서 시나리오를 끝까지 봤을 때, 마음을 울리는 무엇인가가 존재했다”며 “굉장히 도전하고 싶은 영화였고, 이 시나리오에 사명감이 생겼다. 내 인생에 있어 큰 영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출연 동기를 말했다.

윤경호 역시 “사건 속에 있었던 분들, 가까이 계셨던 분들을 보면서 배우의 연기적인 욕심으로만 임하지 않았다.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영화적인 재미도 잃지 않으려는 고민 속에 연기했다”고 호언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참사 실화를 다룬 영화 ‘공기살인’은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