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과대 수수료·고액 광고 논란…뿔난 자영업자들 “남는 게 없다”
【투데이신문 조유빈 기자】 음식 배달비를 둘러싼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의 단건배달 서비스 수수료와 새롭게 도입될 광고상품에 대한 과부담 논란이 제기됐다.
19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오는 28일 출시할 예정인 광고상품 ‘우리가게클릭’을 두고 업체간 과다경쟁을 유발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가게클릭은 고객에게 가게를 더 많이 드러내길 희망하는 점주들을 위해 만들어진 부가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메인홈, 검색홈, 검색결과, 카테고리 홈 등 앱 지면에 가게 노출횟수를 늘릴 수 있다.
문제는 새로운 정책에 따른 광고비 증가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가게를 자주 노출하기 위한 부가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결국 반강제 사항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배달의민족은 이미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 등의 광고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울트라콜은 월 8만8000원의 정액제로, 주문량과 관계없이 자영업자가 원하는 지역에 소위 깃발을 꽂아 가게를 홍보할수 있는 정책이다. 오픈리스트는 주문건당 6.8%의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로, 메뉴를 눌렀을 때 최상단에 무작위로 노출되는 광고를 의미한다.
우리가게클릭의 경우 오픈리스트를 이용하는 점주가 추가로 신청할 수 있으며, 광고 노출 기간은 한달이다. 예산은 최소 5만~300만원이며 클릭당 희망 광고 금액은 최소 200원에서 최대 600원으로 설정할 수 있다. 고객이 앱에서 가게를 누르면 설정된 예산에서 금액이 차감되며, 실주소 기반 최대 2km 반경을 기준으로 가게가 노출된다. 가게당 1일 최대 노출 제한이 적용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불법리뷰 작성 사례처럼 악의를 가진 점주가 복수 아이디를 만들어 경쟁 업체를 방해하는데 악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희망금액 자체도 정해놓은 범위가 있으며 단순히 클릭당 광고 희망가가 높아지지 않는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이 된 부분이며 점주분들을 부담드리고자 한 것이 아닌 좀 더 광고효과를 누리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한 부가 상품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차감되는 금액은 이용자 1명당 1회 클릭에만 적용되며, 30분 이상 앱에서 활동이 없으면 이후 접속 시에만 요금이 부과되며, 어뷰징이나 매크로 등의 이용이 적발될 경우 과금하지 않게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 배달의민족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의 해명에도 점주들 사이에서는 해당 광고가 업체 간 출혈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광진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배달의민족에서 과다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광고비를 내고 있는 상황인데도 전혀 가게가 노출이 되고 있지 않고 있는데, 또 광고 상품을 만들어 자영업자들이 더 돈을 쓰게 만드는 구조로 만들었다”며 “배달의민족에서 갖고 온 조정안은 말만 바꿨을 뿐 가격만 오른 상태며, 현재 배달비와 광고비까지 더해져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배달의민족 양측 다 힘들어…“남는 게 없는 장사”
배달의민족을 둘러싼 논쟁은 이뿐만이 아니다. 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 관련 판촉 활동(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지난달 22일부터 개편된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반발에 나섰다.
단건배달 서비스는 배달기사가 주문 음식 1건만을 처리하는 배달 방식이다. 배달 시간이 짧은 반면 요금이 비싼 것이 특징이다. 배달기사 입장에서는 일하는 시간은 비슷한데 수익이 적어지니 다건배달 서비스보다 높은 비용이 책정된다.
앞서 배달의 민족은 단건배달 서비스의 초기 점유율 확대를 위해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초기에는 소비자, 음식점주도 모두 만족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빠른 시간 안에 따뜻한 음식을 받을 수 있어 좋았고, 점주의 경우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달 21일 프로모션이 종료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수수료 체제 개편으로 인해 서비스 비용이 터무니없이 높아졌다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개편된 배민1 서비스의 중개수수료율은 6.8%, 점주 부담 배달비는 최대 6500원이다. 예컨대 배민1에서 2만원 상당의 음식을 주문할 경우 중개수수료는 음식값의 6.8%인 1360원이며, 배달비는 최대 6500원으로 책정된다. 이밖에도 결제정산수수료(3%), 부가세(10%) 등이 빠져나가게 된다.
배민1 이용시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에 처한 자영업자들은 소비자에게 단건배달을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수증에 ‘배민 싫어요. 8000원 이상 수수료’, ‘배민1 이용하지 마세요’ 등을 적어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일부 점주들은 해당 커뮤니티에서 정산내역을 직접 인증하기도 했다. 20만원~30만원 매출이 생기면 약 10만원~13만원대(부가세, 결제정상수수료, 중개이용료, 배달비 포함) 차감금액이 발생됐다. 배달 플랫폼 이용으로 인해 드는 비용이 매출의 약 30~40%를 차지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해당 커뮤니티의 자영업자들은 “이건 뭐 남는 게 없다”, “배달비 개선해야 될 것 같다”, “배달비까지 매출에 포함시켜 수수료를 떼어 가는 게 문제. 순수 매출에서만 수수료를 떼야 하는 거 아닌가”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이와 관련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업주 사장님들과 진행한 계약서에는 이미 기재됐던 내용이었다”며 “배민1 프로모션 기간 때 배달비에서 추가적으로 나오는 비용은 배달의민족 측에서 부담을 하다 보니 적자가 계속 이어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업주분들의 부담을 최대한 낮추고자 기존 12%에서 6.8%로 인하했고, 동종업계보다 낮은 요율로 책정했다”며 “배달비 또한 모두 배달기사에게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배달 안 시켜 먹어” 뿔난 소비자들…전문가 “정부 개입 필요”
배달의민족이 촉발시킨 배달 수수료 논란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요금제 개편으로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몫도 커졌지만 소비자의 ‘배달팁’ 부담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연구원에서 발간한 ‘2022년 1/4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배달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최근 음식배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게 된 이유로 “배달료 인상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라는 답변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지불 가능한 최고 배달료 수준은 평균 3608원으로 조사됐는데 소비자 부담 배달비가 3000원을 넘어 최고 1만원 이상까지도 부과되다 보니 더이상 배달을 시켜먹지 않겠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김모(26)씨는 “자취생활로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었지만 요즘 배달비가 높아 배달음식을 아예 안 먹는다”고 말했고,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이모(28)씨도 “간혹 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더 높기도 하다. 이건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며 높아지는 배달비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 또한 배달비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에서 지원과 규제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김시월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영향과 언택트 소비의 발달로 배달 수요가 급증되면서 여러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히게 됐다”며 “이번 논란의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정부 차원에서 해당 건에 대해 적절한 지원 혹은 규제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