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반세기만에 하계올림픽 재유치 나선다...남북 공동개최도 고려

2036년이 적기...기존시설 재활용 선수촌 건립비도 민간투자로 절감 시민 10명 중 7명↑ 재유치 찬성 경제적손실·경기장활용 등은 우려

2022-10-18     윤철순 기자
1988년 9월 17일 잠실 서울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개회식 장면.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서울시가 ‘반세기’만에 서울올림픽을 재개최하는 ‘2036 서울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선다. 이번 재유치는 남북 공동개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추진된다.

시는 18일 “현 상황에서는 올림픽 유치를 서울 단독으로 하되, 여건이 허락된다면 남북 공동 개최를 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재개최 적절 시기는 오는 2036년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유치에 성공할 경우 88올림픽 시설 등 그동안 건립된 스포츠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인천·경기지역 및 대학교와 민간이 보유한 시설을 공동 사용해 개최비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시설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88올림픽 시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인정받을 만큼 올림픽 유산을 모범적으로 관리해 재활용에 문제가 없다”며 “잠실에 스포츠 복합단지와 수영장이 신축을 앞두고 있고 잠실주경기장도 리모델링할 예정이어서 시설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올림픽 28개 종목에 대해 국제규격에 맞는 경기장 확보방안을 검토한 결과 자체적으로 사용가능한 경기장이 13개 종목, 경기도·인천시 소재 활용가능한 경기장은 9개 종목이고, 신축 검토가 필요한 경기장은 6개 종목이다.

또 시설 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선수촌 건립비용 역시 주택재개발사업 등을 활용한 민간투자 방식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민 1000명에게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2.8%가 ‘올림픽 개최 재도전’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자료제공=뉴시스]

서울시민 10 중 7명 올림픽 재유치 찬성

시민 여론도 나쁘지 않다. 서울올림픽 재유치 추진에 서울시민 10명 중 7명 가량은 찬성 의사를 밝혔다. 특히 30대 연령층에서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서울시가 지난달 20일~25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6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8%가 하계올림픽 재도전에 찬성한다고 전날(17일) 발표했다. 30대 응답자는 75.5%로 전체 응답보다 2.7% 높았다.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다면 도움이 되는 점으로는 외국인 관광 활성화(81.4%, 중복응답), 스포츠 인프라 개선(80.7%), 서울시 브랜드 가치 제고(80.5%) 등이 꼽혔다.

올림픽 유치에 유리한 점으로는 1988년 하계올림픽, 2002년 월드컵 등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 37.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이어 대중교통 인프라(21.7%), 높은 수준의 치안·방역(20.9%), 문화·관광시설(18.8%) 순이었다.

올림픽 개최를 위해 노력할 부분은 숙박·관광시설 등 외국 관광객 준비가 27.9%, 스포츠 외교력 강화 21.7%, 경기장 등 인프라 확보 25.4%, 시민의식 20% 순이었다.

다만, 대규모 적자에 따른 경제적 손실(43.8%)이나 대회종료 후 경기장 활용(23.7%), 교통혼잡 문제(23.0%) 등은 우려되는 부분으로 조사됐다.(설문조사는 글로벌리서치 진행. 신뢰수준 95%에 오차 범위 ±3.1%포인트)

실제 1990년대 이후 올림픽 개최 비용은 5조5000억원(1996년 애틀랜타)에서 68조원(2008년 베이징)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때부터 추진한 ‘2032 서울-평양올림픽’ 유치가 무산된 뒤 그 실패 요인이 시민 호응 없는 일방 추진 등에 있다고 분석해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경주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다시 한 번 올림픽을 개최한다면 서울경제 활성화와 도시경쟁력 제고는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18일부터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는 서울시와 대한체육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26회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총회’가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국제스포츠계의 유엔총회로 불리는 이번 ANOC 총회는 1986년(제5차)과 2006년(제15차)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총회에는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반기문 윤리위원장 등 IOC 및 ANOC(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 관계자 300여명이 방한,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