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정계개편설 급부상…과연 실제로 이뤄질까
일단 김기현 체제로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 잡아
김한길 역할론은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반이재명 빅텐트 과연 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여부는
‘유승민+이준석’ 신당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분위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폭풍이 상당히 거세다. 17.15%p 득표 차이는  국민의힘에 있어 내년 총선을 상당히 불리한 상태에서 치르게 만들기 충분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기사회생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히 크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의미를 되새기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의 승패는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만큼 이번 보궐선거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11월 정계개편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나온다. 특히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역할론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보궐선거 참패 이후 후폭풍에 휩싸여 있다.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긴급의원총회에서 일단락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뇌관은 작동 중이다.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뇌관이라는 이야기다.

김기현 지도부는 나름 수도권과 70년대생을 배려했다고 자평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 함경우 조직부총장,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 김예지 최고위원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임명으로 인해 수도권 인사와 젊은 세대에 대해 배려했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자평이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내년 총선에서 승리의 발판이 될 것이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됐다. 그것은 이만희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원들 사이에서는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심은 영남당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 대표도 영남, 원내대표도 영남, 여기에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도 영남이면 ‘영남정당’으로 유권자들이 인식한다는 것이다.

조선시대로 표현하면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모두 영남 사람으로 채우면서 6판서에 수도권과 70년대생을 배려한다고 해서 과연 조선 조정을 영남 조정이 아닌 전국 조정으로 볼 것이냐는 것이다. 게다가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은 과거 수해 복구 지역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수도권을 배려한 인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수도권 민심의 화를 돋게 만드는 인선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도 함께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친윤계나 비윤계 모두 김기현 대표 체제를 내려놓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친윤계는 김기현 대표 체제를 내려놓는 순간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국민의힘 후보의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되며, 그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지게 된다. 왜냐하면 윤 대통령이 김 전 후보에 대해 특별사면을 했기 때문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면서 그와 함께 김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체면이 말이 안 되게 된다.

비윤계 역시 마찬가지다. 김 대표가 내려오는 순간 더욱더 강성 친윤계가 당 대표에 앉을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윤계 안팎에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김 대표가 물러나니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오는 것이다.

김한길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매달 2번 독대를 할 정도로 친윤 핵심인사다. 따라서 김한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오게 될 경우 국민의힘의 내홍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윤계 입장에서도 김기현 대표 이외에는 답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김기현 대표를 끌어내리고 싶어도 현재로서는 참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nbsp;&nbsp;[사진제공=뉴시스]<br>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대로 총선 치른다면

다만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패배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친윤계로서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구상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정계개편’이다. 이에 김한길 역할론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즉, 김기현 대표 체제는 계속 유지하면서 이른바 보수 빅텐트론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대통령실 참모들의 내년 총선과도 맞물려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 출마를 기대하는 참모들이 대략 40여명 정도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이 한꺼번에 국민의힘으로 돌아온다면 당의 내홍은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것을 과연 김기현 대표가 제대로 교통정리를 해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영남에 똬리를 틀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나 수도권에서 출마를 저울질하는 예비후보들로서는 윤핵관들이 당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윤핵관들 역시 대통령실에서 나와서 갑작스럽게 당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에 대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왜냐하면 기존에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 출마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기현 대표 체제가 유지된다고 해도 당대 관계(집권여당과 대통령실의 관계)에 대해 거리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금의환향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국민의힘에 들어가더라도 조용히 들어가서 예비 출마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윤핵관들이 당의 실권을 확실하게 장악했다면 가능한 일이지만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인해 쉽지 않은 경쟁이 되게 됐다. 이는 윤핵관에게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가 보수 빅텐트론에 편승하는 것이다. 즉, 김기현 대표 체제가 유지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보수 정체성을 보이고 있는 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통합신당을 창당하는 정계개편을 고민하게 된다.

그 대상으로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 희망’,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선택’ 등과 함께 정계개편을 이뤄내서 지금의 ‘국민의힘’이 아닌 새로운 보수정당에 윤핵관이 합류해서 기존 예비 출마자들과 경쟁을 펼친다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윤핵관이나 기존 예비 출마자들이나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윤핵관으로서도 부담이 없다.

문제는 이런 정계개편을 도맡아 할 사람인데, 정치권에서는 김한길 위원장을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그동안 정치권에 개입해서 정계개편을 이룬 사례가 상당히 많다. 이런 이유로 김 위원장을 정계개편 기술자라고 칭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이런 시나리오까지 구상했다면 국민의힘 지도부가 굳이 교체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정계개편 소용돌이 속에서 지금의 국민의힘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1차회의에 참석해 권순우 특위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nbsp;[사진제공=뉴시스]<br>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1차회의에 참석해 권순우 특위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한길 정계개편

만약 김 위원장이 나서서 정계개편을 시도한다면 민주당 내 비명계도 합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정치권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이 되면서 코너에 몰리기는 했지만 법원에서 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기사회생했다. 여기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압승하면서 이 대표 리더십이 흔들리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친명계 강경파는 가결파에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따라서 비명계가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을 지르게 된다면 그에 따라 보수 빅텐트론에 합류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김 위원장이 구상하는 보수 빅텐트론이라는 것이 결국 ‘반이재명 텐트론’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반명 깃발을 높이 올려서 내년 총선 프레임을 ‘정권심판론’ 대 ‘이재명 심판론’으로 구도 재편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국민의힘으로서는 내년 총선 프레임을 어떤 식으로 짤 것인지 고민이 깊다. ‘정권심판론’을 야당이 내세울 것이고, 그것을 깨부술 무기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김태우 전 후보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웠지만 선거전략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 그렇다고 ‘전임 정권심판론’을 내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새로운 선거 프레임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반명 빅텐트를 쳐야 하기 때문에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 그것을 바탕으로 프레임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여기에 걸림돌이 작동한다. 그것은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이다. 유 전 의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전 대표는 일단 관망하는 모양새다.

만약 이들이 신당 창당을 한다면 국민의힘은 어려운 선거를 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수도권 보수 표심의 분열이 발생하게 되면서 국민의힘이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이 17명인데 그마저도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만약 양향자 신당이나 금태섭 신당이 유승민+이준석 신당과 연계된다면 보수 빅텐트론이 사실상 무너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에게 공천을 주는 방식으로 마무릴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즉,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에게 공천을 줌으로써 탈당하지 못하게 해서 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차단하게 한 후 보수 빅텐트론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한다고 해도 큰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왜냐하면 신당 창당을 한다고 해도 과연 현역 의원이 얼마나 따라 탈당하겠냐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과거 바른미래당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후 바른미래당에 있다가 국민의힘에 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또다시 탈당해서 신당 창당을 하기에는 쉽지 않다. 또한 소수 정당이 얼마나 시베리아 벌판과 같이 힘든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탈당해서 신당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제118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br>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제118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유승민+이준석 신당

더욱이 보수 지지층에서 유승민-이준석 신당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출현하게 되면 국민의힘이 위기에 봉착하기 때문에 보수 지지층은 국민의힘으로 더욱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유승민-이준석 신당의 돌풍을 막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것은 국민의힘에 오히려 호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보수의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수층으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그것은 내년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윤석열 신당 이야기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에서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통령실 인적 개편이 단행되면 최소 30여명 이상이 국민의힘에 합류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과 윤핵관들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기 때문에 윤석열 신당을 따로 창당해서 내년 총선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는 시나리오이다.

하지만 해당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버리고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고, 자칫하면 집권여당이 10여석도 안 되는 소수정당이 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윤석열 신당의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이에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한 몸이라고 할 수 있고,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곧 윤석열 정부의 성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도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것으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입증이 됐기 때문에 섣불리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칫하면 레임덕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야당이 된다면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돌아서게 되고, 그것은 레임덕을 더욱 가속화하게 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모두 섣부르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보수 빅텐트론이 오히려 힘을 받게 되고, 그것은 유승민+이준석 신당과 맞물리면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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