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베이징의 한 어린이 병원이 진료를 기다리는 보호자와 어린이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달 30일 베이징의 한 어린이 병원이 진료를 기다리는 보호자와 어린이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최근 소아·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발병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아동병원들이 정부의 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며 인도, 대만 등 인접 국가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감염병에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감염병 예방을 개인 손씻기 등 개인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 차원의 사전 대책 마련 등이 요구된다”고 5일 밝혔다.

중국에서는 지난 9월부터 어린이를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환자가 많아지자 중국 보건 당국에도 의료진과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사태가 커지자 인도나 대만 등 인접국가는 자국 유입을 막기 위해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대만 당국은 지난 1일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나 노인 등에게 중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아직 국내는 유행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현재 소아과 의료 현장의 현실을 비춰볼 때 유행이 닥칠 경우 소아 진료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대응 수준을 지금보다 올려야 한다는 게 대한아동병원협회 측 입장이다.

협회는 “소아 감염병은 학교나 유치원 등 집단 생활이 불가피해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은 한 순간에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진료 현장에서는 소아필수 인력 부족, 독감 환자의 급증 등 각종 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애로를 겪고 있는 만큼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할 경우 오픈런과 같은 혼란 이상의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소아 필수의료 부족으로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대서특필되는 상황인데도 유행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종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협회는 “지금도 진료 대기 시간이 3-4시간은 기본인데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가 국내에서 유행하게 되면 환자 및 보호자와의 고통은 감당하기 힘든 상태로 치닫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1~12세 소아·학령기 아동 사이에서 주로 발병하며 국내에서 3~4년 주기로 유행이 발생하는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마지막 유행은 지난 2019년에 보고됐다. 

주요 증상은 38도 이상의 고열을 비롯해 두통, 콧물, 인후통 등이다. 일반 감기의 증상이 일주일 정도 지속된다면, 이 질환은 약 3주 정도로 더 오래 간다. 예방 백신은 따로 없지만, 비교적 경증인 경우 일반 감기약인 타이레놀, 이부프로펜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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