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제105주년 3·1절 기념 독립영웅 흉상 완전 존치 촉구 기자회견

3·1절 이틀 앞두고 독립운동가 단체 ‘합심’
육군사관학교 독립영웅실·흉상 철거 반대
“독립운동 부정은 헌법, 국가 부정과 같아”

2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독립유공자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육사 교정 내 독립영웅 흉상 완전 존치를 촉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2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독립유공자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육사 교정 내 독립영웅 흉상 완전 존치를 촉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육군사관학교(육사)가 교내 ‘독립전쟁 영웅실’과 홍범도 장군 등 흉상 철거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독립유공자 단체들이 철거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독립운동가 단체는 28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제1정문 앞에서  ‘제105주년 3.1절 기념 육사 내 독립영웅 흉상 존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우당이회영기념사업회,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백산지청천기념사업회, 시민모임 독립, 대한고려인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앞서 육사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교내 충무관에 있는 ‘독립전쟁 영웅실’ 공사에 착수해 같은달 30일 철거를 마무리했다.

해당 공간은 지난 2018년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이회영 선생, 안중근 의사 등 항일투쟁 독립운동가를 기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공간이다.

특정 시기와 인물 중심적인 기존 공간에서 벗어나 시대별 국난 극복 역사 전체를 학습할 공간 마련을 위해 개편을 했다는 게 육사의 설명이다.

28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독립유공자단체들이 105주년  3·1절을 이틀 앞두고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등 독립영웅을 기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투데이신문
28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독립유공자단체들이 105주년  3·1절을 이틀 앞두고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등 독립영웅을 기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투데이신문

마찬가지로 육사는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해 학교 밖으로 옮기겠다는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과거”라는 취지로 일제강점기를 묘사했다는 점이 회자되면서 정부 차원의 항일 역사 지우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국방부가 장병 정신교육을 위해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11번 등장하는 한반도 지도에서 독도 표기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날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3·1운동으로 세워진 임시정부는 지난 1920년을 독립전쟁 원년의 해로 선포했다”며 “처음 일본군과 싸워 이긴 봉오동, 청산리 전투가 같은해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선에 앞장섰던 다섯 분이 이곳 육사의 흉상으로 모셔져 있다는 건 육사가 독립전쟁의 정통성을 이어받고 있고, 독립전쟁 역사가 우리 국군의 출발이라고 하는 것을 드러내는 의미”라며 “흉상 철거는 우리 국군의 정체성과 정부의 정통성을 모두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우 의원은 “지난해 국방부의 철거 추진은 국민적 저항으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신임된 국가보훈부 장관이 여야 합의를 통해 이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이것이 어찌 합의할 사항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 건국전쟁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우 의원은 “우리나라가 세워진 것이 임시정부를 계승한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건국절’을 기점으로 한다는 해괴한 논리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육사에서 흉상 다섯 분의 흉상을 단 1cm라도 옮기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청천 장군의 외손(外孫)인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이준식 회장 또한 “현행 헌법에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적혀있다”며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것은 헌법과 국가를 부정하는 것인데, 지금 정부는 반국가 세력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5년짜리 정권이 아무리 역사를 뒤바꾸려고 해도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단체는 “105년 전 3월 1일, 전국 곳곳에서 항일 독립을 외쳤던 선열들을 대할 면목이 없다”며 “21대 국회 들어 가장 많은 의원 181명이 발의한 ‘독립영웅 흉상 존치 촉구 결의안’이 반드시 회기 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독립유공자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육사 교정 내 독립영웅 흉상 완전 존치를 촉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2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정문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 독립유공자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육사 교정 내 독립영웅 흉상 완전 존치를 촉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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