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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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유한양행이 최근 회장·부회장직을 신설했다. 국내 전통 제약사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몸소 실천했던 유한양행이 회장직을 신설한 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기업의 사유화를 경계하며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 한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에 위배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962년 창립 이후 유한양행에선 창업주 유일한 박사와 측근인 연만희 고문 단 두 명만 회장직을 수행했다. 연 고문이 지난 1996년 회장직에서 물러나고는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됐다. 

유한양행이 회장직을 부활시킨 이유는 직급 유연화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와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해 손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외부 인사의 경우 현 직급보다 더 높은 직급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회장직 신설은 필요하다는 것.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는 주주총회 의안 통과 전 “제약 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 신약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신설에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지 않음을 명예를 걸고 말하겠다”고 말했다. 회장과 부회장 직은 임원의 일부일 뿐 특권 또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안건은 95%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회장직 신설로 인재 영입이 얼마나 수월하게 이뤄질지 그 효과는 모를 일이다. 회사 측 설명에 일부 수긍하면서도 고개가 갸우뚱하는 면도 존재한다. 다만, 안건이 통과된 이상 그 자리에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임명되는가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본다. 이번 회장직 신설이 유한양행의 기업문화를 잘 보존하면서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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