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채권사업 중단 뒷말 무성..골프장 이사회 개최 도마위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하나SK카드가 연일 시끄럽다.

하나SK카드가 2011년부터 계속해오던 단말기할부채권사업을 갑작스레 중단한 것과 ‘외환카드·하나SK카드합병’이 정해붕 하나SK카드 사장의 연임과 연관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3분기 이사회를 골프장에서 개최한 것으로 드러나 회사 안건 처리를 진행하는 장소로 적절치 못하다며 비난 여론이 쏟아지는 등 정해붕 사장이 곤욕스러운 처지에 몰린 형국이다.

갑작스런 단말기할부채권사업 중단
배경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때문?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의 2대주주 SKT는 2009년 하나카드의 지분 49%(3000만주)를 4000억원에 인수하며 그 자리를 차지했다. 2010년 2월 하나카드와 SKT가 합해져 하나SK카드가 탄생하게 됐는데 당시 하나SK카드의 시장점유율은 3.5%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하나SK카드는 카드부분에서 계속해서 마이너스 실적을 보이고 말았으며 2011년 하나SK카드는 카드사업부문에서 약 500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하나SK카드는 2011년부터 단말기할부채권사업을 시작하며 2년동안 약 1400억원가량의 이익을 냈고 이 사업을 통해 카드부문 적자를 메울 수 있었다. 하나SK카드에 단말기할부채권사업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2012년 8월 하나SK카드는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6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금감원의 ‘레버리지 규제’에 맞지 않는다며 단말기할부채권사업을 돌연 중단했다.

하나SK카드가 그나마 이익을 내주던 단말기할부채권사업을 그만두면서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인가에 대한 말이 많은 가운데 제기 되는 의혹 하나는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SK카드에 2대주주인 SKT가 버티고 있기에 하나SK카드에 대한 지분이 반밖에 되지 않는 반면 외환카드 지분은 100%보유하고 있는 입장이다. 때문에 하나금융지주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카드의 가치가 올라가거나 하나SK카드의 가치가 내려갈수록 이익인 상황이다. 때문에 일부러 하나SK카드의 단말기할부채권사업을 중단하도록 해 하나SK카드의 가치를 떨어뜨려 합병이 쉽도록 유도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때문에 정해붕 사장이 하나금융지주부터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과 관련된 지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하나SK카드는 2012년 3월 취임한 정해붕 사장의 임기 중 온갖 오명에 시달려왔다.

지난 2012년 하나SK카드는 금융감독원의 금융회사민원발생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으며 한국소비자원에 지난 4년간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건에서는 하나SK카드회원 100만명당 12.5건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을 여실히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하나SK카드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장기 무실적 회원 약 5만6천여명에 대해 연회비 10%를 초과하는 현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카드를 추가 발급한 사실과 신용카드 발급 시 본인 확인을 소홀히 한 점, 하나SK카드의 전화마케팅을 수신 거부한 고객에게도 전화영업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0월 2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으며 기관 경고와 함께 과징금 5000만원을 부과 받기도 했다. 

이렇게 수많은 잡음에 시달렸음에도 정해붕 사장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정 사장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뒷배경으로 하나금융지주와의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단말기할부채권사업은 레버리지 규제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없었던 사업”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말기할부채권사업은 회사입장에서 사업을 영유할 수 있는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었는가에 대한 여부를 묻자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채권을 사와서 바로 매각하는 방법인 ‘ABS Book-off’라는 방식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는 사업을 (수익을 내면서) 영속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무조건 할부채권사업만을 유지하는데 급급한 방법일 뿐이었으며 사업을 유지하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 할부채권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 했던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하나금융지주에 제기되고 있는 고의성 논란에 대해서는 “만약 하나SK카드의 가격을 다운시키고 외환카드를 높여서 이익을 취하려고 했던 게 사실이라면 SKT에서 분명히 반발했어야 맞는데 그런 상황은 전혀 없었다”며 “단말기할부채권사업 중단은 하나SK카드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으며 SKT경영진과 협의에 걸쳐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이 정해붕 하나SK카드 사장의 연임 배경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하나SK카드 관계자는 “그것은 노조 쪽에 흘러나온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나오고 있는 모든 의혹은 언론에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노조에서 제기하고 나선 것”이라며 “노조에서는 현재 본사와 임금협상을 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자꾸 이러한 논란을 일부러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무실이 아닌 골프장서 이사회 개최?
부적절한 행실로 비난 팽배

이같은 하나SK카드는 카드사업과 관련한 의혹 외 지난해 10월 정기이사회를 경기도에 위치한 한 골프장인 ‘남촌CC’에서 개최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 또 한 차례 논란이 되고 있다.

하나SK카드노조에 따르면 이날 골프장에서 열린 이사회에는 정해붕 사장과 김성봉 부사장을 비록한 경영진과 사외이사 6명이 참석했다.

또한 당시 이사회 의사록을 보면 이사회 개최 장소가 골프장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이라고만 적혀있었으며 회사 사무실이 아닌 골프장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사들의 동의를 받아 장소를 변경했다고 기록돼 있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회사의 중요 안건을 논의해야 하는 이사회가 골프장에서 열린 것은 이사회 프로세스 자체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라며 정해붕 사장의 자질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또, 사외 이사들을 데리고 골프장에서 이사회를 갖는다는 것은 접대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게다가 하나SK카드는 2012년부터 매년 골프장에서 이사회를 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하나SK카드 관계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엄밀히 말하면 골프이사회를 한 게 아니라 같은 장소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후 일이 끝나고 나서 임원들이 골프를 치러 이동을 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서적으로 따졌을 때 좋은 시각으로 볼 수 없는 문제이기에 조심했어야 하는데 잘못된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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