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남기 기자】박인비(26·KB금융그룹)가 11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대회에서 올 시즌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존재감을 들어냈다. 최종일에 무려 보기 없이 10타를 줄이는 맹타를 내세우면서 23언더파로 역전 우승을 달궈냈다.

박인비는 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그레이 사일로 골프장(파71·633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 통산 10승째다.

공동 2위로 최종일을 출발한 박인비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쓸어 담는 맹타를 내세우며 2위 크리스티 커(37·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면서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우승상금은 22만5000 달러(약 2억3000만원).

사흘 연속 선두를 달리던 펑산산(25·중국)은 이날 3타를 줄이면서 단독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

박인비는 지난 3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올 시즌 LPGA 투어에서는 한차례 컷오프 수모를 당하는 등 성적이 저조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우려를 깔끔하게 씻어버렸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한국선수 중에서 첫 우승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선수가 우승한 대회가 됐다. 박희영은 이날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 공동 10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3연속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낸 박인비는 6월 US오픈 우승 이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모처럼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이어온 박인비는 54홀 연속 노 보기 플레이(No Bogey Play)를 펼치며 역전 우승의 드라마를 썼다. 특히 최종일은 전·후반 라운드 각각 5타씩을 줄이는 등 기복 없는 활약이 돋보였다.

박인비는 지난주까지 59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키다가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1위 자리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는 이날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 공동 4위를 차지했고, 미셸 위(25·위성미·나이키골프)는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 공동 6위를 차지했다.

한편 세계랭킹 1위 루이스는 8타를 줄인 끝에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치며 매 대회 고른 기량으로 상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